최근 입각설 극구 부인, 대권 도전 의지 드러내…당내 오픈프라이머리 무산, 현직 물갈이 불씨 추측도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김태호(김해 을) 의원이 대권 꿈을 꾸고자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또 자신의 불출마 선언이 당장 당내 현직 의원 물갈이 신호탄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후 물갈이를 위해 유용한 불씨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5일 정오 김해시청 인근 식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제안받은 적도 없고, 그걸 부탁하면 오히려 대통령께서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겠느냐. 한 신문사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경남도지사 3선 출마를 포기하고서 불과 몇 개월 만에 총리 후보가 됐으니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다. 하지만, 그건 제 부모님 이름을 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최근 불거진 입각설을 극구 부인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저녁 김해 장유지역 한 예식장에서 김해 을 당원협의회 당직자·당원 100여 명과 간담회를 할 때나 이날 기자간담회를 할 때 모두 대권 도전 의지를 강조했다.

5일 낮 12시 김해시청 인근 식당에서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시청 출입기자들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김 의원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초기 러시아 푸틴 총리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40대 대통령이 없을까'라는 의문과 부러움을 함께 가지며 소중한 꿈을 간직해왔다. 솔직히 서울 올라갔을 때도 그런 꿈을 여전히 품고 있었다"며 "도의원, 거창군수, 총리 후보, 국회의원을 하면서 그 꿈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불출마 선언이 이른바 '대선 후보감'이 되기에는 현재 내공과 공부 수준이 너무 부족하고 얕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채우고자 통일 문제와 참여정부 때 방향을 잡은 동북아 중심 구상 같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삶의 현장'에서 공부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 총선 불출마는 차기 대선 전까지 대선 후보감이 되고자 내공을 연마하고, 뚜렷한 차기 대선 후보감이 없는 새누리당 내 친박계가 다음 대선 직전 결국 자신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저변에 깔린 것으로도 추측할 수 있다.

당내 분위기상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말도 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얘기하지만 그건 물 건너갔다. 대신 당 자체적인 상향식 공천이 이뤄질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가 기득권 세력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으로 나오면 국민이 용서하겠느냐"며 "아직 개인 생각이라서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답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불출마 선언이 이른바 '중진 혹은 현직 의원 물갈이 신호탄'으로 작용하기를 바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두고는 "당내 (다른 이와) 사전 교감은 전혀 없었다. 다른 이와 상의할 수 없는 개인 결단"이었음을 강조하면서 "물론 그걸 정치권에서 잘 활용하면, 좋은 쪽으로 활용하면 좋은 불씨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걸 기대하고 한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카드가 이후 어떻게 활용될지는 이미 내 손을 떠난 사항"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하더라도 새누리당 소속 김해 갑·을 총선 후보와 재선거가 예상되는 김해시장 후보를 향해 '지원 사격'을 더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불출마로 김해에서, 정치인으로 부담을 더는 게 아니다. 이후 선거 결과가 (김해에서) 부정적이라면 내 입지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후보 지원을 제대로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해시장과 김해 갑 총선 출마를 각각 타진 중인 김성우 전 경남도당 부위원장·이만기 인제대 교수, 홍태용 새누리당 김해 갑 당원협의회장도 기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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