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운동시키고 싶은데 종목 좀 추천해주세요.'

스포츠를 10년간 담당하다 보니 주위에서 이런 질문도 받는다. 물론 자녀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모에겐 운동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예전에 비하면 여건도 많이 좋아졌다. 선배의 구타나 지도자의 폭력도 대부분 사라졌고, 운동을 매개로 하는 직업도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학부모는 축구나 야구 등 인기 종목을 선호한다. 스포츠를 보는 눈이 높아진 만큼 그 종목이 올림픽 종목인지, 나아가 해외 진출 가능성이 있는지도 물어본다.

그럼에도, 나는 인기 종목은 잘 추천하지 않는다. 인기가 높은 만큼 경쟁도 치열한 걸 알기 때문이다.

축구를 예로 들면 도내서 랭킹 1, 2위를 다툰다고 해도 프로 진출을 100%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문이 좁다. 11명이 뛰는 축구에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등을 빼면 실제로 뛸 수 있는 국내 선수 자리는 팀당 7∼8명에 불과하다.

선수층이 두텁다는 것은 그만큼 치고 올라가오는 후배들이 많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냉철하게 실력으로 평가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뒤짐은 곧 도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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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비인기 종목은 아직 경쟁에서 느슨한 편이다. 그 운동을 하려고 하는 선수들이 적기 때문에 대학 진학이나 실업팀 입단 등에서 훨씬 수월하다. 물론 운동이라는 게 훈련을 게을리하거나 근성이 없으면 성공하기는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비인기 종목은 인기 종목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 자녀의 진로를 신중하게 고민한다면 비인기 종목으로 한 번 눈을 돌려보자. 몇 년 뒤 자녀가 태극마크를 다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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