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긴급하게 내놓았는데 재탕에 부실대책이란 비난이 거세다. 거창하게 2017년까지 20만여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내용이니 욕먹을 만하다.

현재 청년 고용률은 41%에 불과하고 공식적인 잠재적 청년 실업자만 120만 명을 넘는다. 2020년까지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정년연장과 에코 세대의 노동시장 진출이 겹쳐 더 얼어붙을 전망이니 암담하다.

고용 절벽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 지경이니 종합대책도 그에 맞는 내용을 갖추어야 했다. 하지만 공공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정규직 일자리는 7만 5000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 숫자도 매년 채용되는 인원을 포함한 것이니 말 그대로 새로 만든 일자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나머지 12만 5000명은 실제 일자리가 아니라 인턴이나 직업훈련 확대 등 일자리 기회창출이니 안정적인 고용창출이라고 보기에는 거리가 멀다.

결국 청년들이 희망하는 일자리는 이런 임시방편 방식으로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청년을 채용하면 2년간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도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도 잘 안 지켜질뿐더러 유사 제도를 통해 만들어진 일자리의 질이 낮아 활용도가 떨어진다.

시간선택제는 안정된 직장을 찾는 청년에게는 쓸모없는 정책이요, 임금피크제와 연동하는 방식은 노사정 대타협이 선행되어야 한다.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근본 처방을 비켜가며 눈높이를 맞추라고 해봐야 헛발질만 반복할 뿐이다. 청년고용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지지만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 할 때 비정규직은 64, 중소기업 정규직은 52,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5란 장벽을 부수지 않는 한 청년 고용대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뿌리 깊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깨야하건만 정부의 종합대책에는 빠져있으니 부실하단 소리를 들어 마땅하다.

청년에게는 미봉책이 아니라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가 절실하다. 그래야 청년들이 결혼하여 아이도 낳고 행복한 살림살이 하면서, 저성장를 돌파하는 성장 동력도 살리지 않겠는가. 청년이 꿈을 키울 수 없는 나라에 미래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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