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동 해안공원 일대 100여 그루 군락, 시민 안전 위협…시 "울타리 설치 등 집중관리할 것"

치명적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협죽도(夾竹桃) 100여 그루가 수십 년 전부터 통영시 무전동 해안공원 내에 관상용으로 길러지고 있어 시민들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일명 '독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는 청산가리 독성의 6000배 등 수식어를 달면서 맹독성 관상수로 불린다.

통영 협죽도는 1990년 말 바다이던 무전동 지역을 매립하고 바다와 붙은 해안을 공원으로 조성할 당시 독성이 있지만 공기 정화 능력과 꽃피는 시기가 긴 점 등 긍정적인 면이 많아 조경을 위해 심은 것으로 보인다.

협죽도는 현재 북신만과 접한 무전동 해안공원 1㎞ 일대 십수 곳에 군락을 이뤄 1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맹독성 물질이 있는 식물 협죽도 100여 그루가 통영시 무전동 해안공원 일대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공사장 인부들이 현장에 있는 나무가 협죽도인 것을 모르고 일을 하고 있다. 크레인 앞쪽 가지가 꺾인 큰 나무가 협죽도다. /허동정 기자

군락 1곳당 둥근 원을 그리며 10그루씩 무리지어 심었고, 5m 이상 대형 나무로 자라 홀로 또는 수 그루가 따로 심겨 있다. 특히 북신동 멍게수협 인근 평인일주도로 주변에는 20m 정도 협죽도 군락 터널까지 만들어져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해안도로뿐만 아니라 무전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한진아파트 인근 도로와 공터, 아파트 단지 화단 등에도 군락을 이루거나 부분적으로 심겨 한 달 전부터 붉은 꽃이 피고 있다.

문제는 협죽도가 집중적으로 심긴 곳이 무전동 바닷가 공원지역이고 운동시설이 집중된 곳이라 시민과 우려스러울 정도로 밀착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통영시는 붉은 글씨로 '나무껍질이나 뿌리, 씨앗 등 식물 전체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으므로 식용 및 젓가락 등 용도로 사용을 금합니다'라는 작은 알림판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이런 주의 문구에도, 협죽도 일부 군락지 중에는 가지가 꺾이거나 고의로 자른 흔적 등이 확인되고 있다.

협죽도를 섭취하면 졸림과 근육 경련, 발작, 기절,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혼수상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2013년 부산시청 주변에 있던 200여 그루와 함께 제주도 등지에서 협죽도를 잘라버린 예가 있다.

시민 강연안(76·무전동) 씨는 "협죽도를 우리는 독나무로 부르고 있다. 해안공원에서 아이들이 끊어서 입에 대는 것을 보고 제지하기도 했다.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독이 있다고 알려지면 모두 나무를 잘라버리려 할 것이다. 나무가 무슨 죄가 있나?"라며 "살아 있는 생물을 굳이 잘라 없애기보다 관리를 잘해 피해가 없게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울타리를 만들거나 안내판을 크게 해 주민들에게 주의를 주는 방안과 간벌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 시민이 안전하게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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