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성소수자 문제 우리 사회는 지금

지난 2000년 연예인 홍석천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2001년 트랜스젠더(성전환) 연예인 하리수가 등장했다. 당시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진지한 인식이 없어 그들을 향해 비하하고 손가락질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반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성소수자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동성애는 종교적인 죄다" = 전통적으로 기독교는 동성애를 종교적인 죄, 범죄로 생각한다. 그 이유는 성경에서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위기 18장 22절과 20장 13절에는 남자와의 동침은 가증한 일이며 죽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사도 바울은 남색(男色·동성애)하는 자는 하느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로 꼽히는 칼 바르트(1886~1968)도 동성애를 두고 "인간이 하느님 명령의 타당성을 용인하기를 거절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육체적, 심리적, 사회적 질병, 성도착 현상, 타락과 부패"라고 했다.

지난 6월 9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2015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무지개 행동'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는 동성애자들의 타고난 성향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불교계는 조금더 관대한 분위기여서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성애가 동성애보다 우월하다" = 우리는 이성애가 동성애보다 우월한 사회에 살고 있다. 성소수자와 관련한 학교의 교육도 전혀 없고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풀 수 있는 공간도 미비하다. 그렇다 보니 이성애가 동성애에 비해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고 인식한다.

사람들은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를 '변태' 등으로 비하하거나 '남자가 계집애처럼 군다'며 기존의 고정된 성역할을 강요한다. 또한 동성애자를 에이즈의 주범이라 여기는 잘못된 인식도 팽배하다.

이렇다 보니 가장 가깝고 배려해야 할 가족조차도 이 문제를 두고서는 입장을 달리하는 경향이 짙다. 심지어 수치스러운 대상으로 판단해 더 억압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직장도 성소수자를 배제하거나 소외시킨다. 특히 학교의 경우 성소수자이거나 성소수자 의심자인 청소년은 다른 학생에게 언어 등 폭력을 당한다. 이것이 지금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제도적으로 차별을 없애야 한다" = 성소수자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두려워한다. 커밍아웃을 했다가 오히려 가족과 친구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차별적인 인식, 편견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특히 제도적으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이성애가 동성애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을 없애고, 차별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학교 성교육 과정에 이 부분을 포함해 고정관념이 생기기 전에 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나라 활동가는 "성별이나 피부색, 장애 유무에 따른 차별이 부당하듯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인간성을 부정하고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며 "성적 다양성과 인권 존중에 기초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나아가 동성혼 제도화 등을 통해 평등한 삶을 보장하려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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