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장님]창녕군 창녕읍 탐하마을 박윤식 이장

창녕읍 한가운데에 있는 탐하마을이 연이은 시범마을로 선정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탐하마을이 창녕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박윤식(64) 이장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6년 차인 박 이장은 지난 2007년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암 판정을 받고 간을 절반 정도 절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박 이장은 32년간 근무하던 농협에서 퇴직한 상태였다.

박 이장은 퇴원 후 요양과 안정을 취하며 여생을 가족과 함께하려 했다. 하지만 봉사정신이 남다른데다 제2의 삶을 개척해보고자 하는 의지와 주변의 지속적인 권고에 가족들 만류에도 마을주민 뜻을 받아들여 이장직을 맡게 됐다.

박 이장이 가장 먼저 공을 들인 일은 마을의 단합이었다. 탐하마을은 상, 중, 하, 탐하마을 등 4개 자연마을로 형성돼 있어 마을 동회를 열어도 고작 15∼20명이 참석하는 등 마을 대소사를 논의하기가 어려웠다.

박윤식 탐하마을 이장 뒤로 그가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한 일들을 보도한 언론 기사와 상장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조성태 기자

박 이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금 더 움직여 주민 한 명 한 명을 찾아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주요 시책이나 마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업은 한 사람, 한 사람 찾아가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기를 6년 동안 했다.

그 결과 오늘에 이르러서는 마을 동회에 70∼80명의 주민이 참석할 정도다. 특히 올 3월에는 나라 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쳤는데 마을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모든 가구(총 73가구)가 자발적으로 태극기 달기에 참여해 마을 전체가 태극기로 넘실거리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 이장은 32년간 농협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되면 유치에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2011년에 농작업 환경개선 시범마을 선정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농촌 노인생활 안전관리시범마을에, 2013년에는 매년 5000만 원씩 3년 동안 지원받는 농촌 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외에도 농촌 건강장수마을 사업의 하나로 벽화 그리기, 건강장수 둘레길 조성, 건강장수 공원 조성, 꽃길 조성, 마을 입구에 국기게양대 설치, 각 가정 LED등 교체는 물론 손수레 65대를 구입해 마을에 나눠 주기도 했다.

3년간 80회에 걸쳐 전문강사를 초빙, 농악교실을 운영해 23명으로 구성된 풍물패를 조직했다. 특히 탐하마을 풍물패는 제54회 3·1문화제에서 서부장군 소속으로 이틀간 활동하며 군내 다른 마을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박 이장은 사업유치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독려해 기부활동에도 앞장섰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10㎏들이 쌀 40∼50포대(150만 원 상당)를 창녕읍내 저소득계층을 위해 기부해 지역사회 큰 본보기가 됐다.

이런 모범이 되는 활동으로 그 역량을 인정받아 2014년 창녕읍 이장협의회 회장에 추대돼 올해까지 연임을 하는 등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의 활동을 하고 있다.

가끔 이장 업무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건강이 악화해 병원을 찾는 일도 있었으나 매사에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임해 차츰차츰 건강도 되찾고 있다. 특히 주변 지인과 주민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는 날이 많아지면서 그 기운으로 더 열심히 맡은 일을 수행하는 박 이장은 요즘 3개월마다 받는 정기검진일이 기다려질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오전 7시. 탐하마을 회관 문이 열리고 나지막이 마을방송이 온 마을에 울려 퍼진다. 이런 하루가 어느덧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오늘도 마을 방송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박 이장은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주민과 힘을 합쳐 자신감 넘치게 추진하고 싶다"며 "이왕 시작한 이장직인 만큼 여생을 후회 없이 마을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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