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컵, 커피 소비량 따라 증가세

회사원 ㄱ(32) 씨는 동료와 점심 식사 후 습관처럼 카페에 간다.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서 티타임을 즐긴다. 매장 안에 있을 때나 테이크아웃(take out) 할 때 ㄱ 씨는 일회용 컵을 이용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카페에서 다회용컵 사용을 묻지도 않을뿐더러 테이크아웃점이 증가하면서 일회용 컵 사용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 때문이다.

하루에 1인당 소비하는 커피양과 테이크아웃점이 늘어나면서 소비하는 일회용품 역시 증가하고 있다. 카페 등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종이컵은 2011년 기준으로 연간 135억 개다. 우리나라 인구의 27배나 소비되는 것이다. 일회용품은 휴대가 간편하고 사용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단점도 있다.

문제는 일회용품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막으려는 조치는 있으나 마나 하다는 것.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일회용 컵 규제 정책을 없앴다. 이듬해 환경부가 가맹점 업체들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커피전문점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자발적 협약서에 따르면 △고객이 다회용컵을 가져오면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매장 내 다회용컵 사용을 유도하고자 주문접수 때 "매장에서 드실 거면 머그컵에 담아드려도 될까요"라고 물어본다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을 되가져오는 고객이 보이면 "환경보전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인사한다 등이다.

하지만 실제 가맹점 매장에 가보면 다회용컵 사용을 권유하거나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안내는 없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도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올해 1월 부산지역 커피전문점 등 18개 업체 50개 매장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직원들이 다회용컵 사용을 권유하는 패스트푸드점은 10곳 중 2곳에 불과했다. 커피전문점은 40곳 가운데 16곳뿐이었다.

모니터링을 진행한 김추종 자원순환시민센터 사무국장은 "협약 내용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직원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부족하다. 또한 고객이 다회용컵을 가져왔을 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홍보가 덜 되었다"고 지적했다.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지자체의 지도와 단속도 미흡하다.

김 사무국장은 "환경부는 협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업체와는 과감한 협약 해지가 필요하고 미이행 업체의 명단도 공개해야 한다"면서 "사용된 일회용품도 종량제봉투에서 쉽게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지자체의 지속적인 단속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13년 환경부는 13개 커피전문점(스타벅스·카페베네·엔제리너스커피·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할리스커피·투썸플레이스·파스쿠찌 등), 5개 패스트푸드점(롯데리아·맥도날드·KFC·버거킹·파파이스)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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