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 나에게 있다"

○…경남 FC 박성화 감독이 지난 14일 열린 ㈜경남도민프로축구단 이사회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앞서 열린 주주총회 때부터 구단 사무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박 감독은 이사회 기타토의 시간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사실 박 감독의 이날 등장은 '소환'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법했습니다.

지난달 열렸던 이사회에서 김형동 대표이사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한 것을 두고 이사진이 성적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박 감독의 출석을 요구했기 때문인데요.

출석 이유를 떠나 박 감독은 구단 이사회에 참석한 1호 감독으로 남게 됐습니다.

정장차림으로 등장한 박 감독은 언론보도를 통해 지난 이사회 분위기를 감지한 듯 시종일관 몸을 낮추는 모습이었는데요. 성적 부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구단 재정이나 주변 환경 등을 떠나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팬이나 경남 도민에게 나는 죄인"이라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부진의 책임 여부, 앞으로 성적 향상방안 등 거친(?) 대화가 오고 갈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박 감독이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한발 물러서자 이사진도 박 감독을 막다른 코너로 몰지는 않았는데요. 이날 이사진과 박 감독은 경남 FC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수립해야 하고, 경남 FC가 도내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이사회가 끝난 후 한 이사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박성화 감독의 판정승"이라고 이날 이사회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감독과 구단의 이사진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구단 발전을 위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꼭 이사회가 아니더라도 자주 있었으면 좋겠네요.

/일러스트 서동진 기자 sajin@idomin.com

NC, 올스타 브레이크 '언감생심'

○…오늘부터 KBO리그의 한 해 최고 잔치인 올스타전이 열리는데요. 이번 올스타전은 출전명단만 봐도 '별들의 전쟁'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합니다.

올스타에 뽑힌 선수만큼이나 이번 올스타전을 다른 선수들도 많이 기다렸을 텐데요.

홀수 해인 올해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같은 굵직굵직한 국제대회가 없어 선수들이 쉴 수 있는 기간이 바로 올스타 브레이크뿐이기 때문인데요. 이번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은 오늘(17일)부터 20일까지 총 4일입니다. 그렇다면, NC 선수들은 올스타 휴식기에 정말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요?

아마 이 소식을 들으면 선수들의 탄식이 흘러나올 것 같은데요.

NC는 오늘(17일) 하루 짧은 휴가를 보내고 18일부터는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도 역시 짧은 훈련을 진행하고 부산으로 이동해 롯데와 일전을 준비한다고 선수단을 담당하는 구단 프런트가 알려주네요.

특히 올해는 NC가 1군 진입 3년 만에 휴식일 없이 치르는 첫 시즌이자 kt의 합류로 경기 수도 144경기로 늘었는데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훈련 강행은 물론 휴식도 중요하지만 팀이 선두권 경쟁 중인 상황을 고려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고픈 감독의 진심 어린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월요일·더블헤더…악몽 될지도

○… 주중 SK와 맞대결을 치르는 동안 NC 김경문 감독은 우천 취소된 경기가 많아진 데 대해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전했는데요.

김 감독은 우선 더블헤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불펜진 소모가 많아지면 졸전이 나올 수도 있다는 논리였는데요.

더블헤더 1차전에 각 팀이 여러 선수를 투입한다면 자연스럽게 2차전은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나는 경기가 나오게 되고 이러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월요일 경기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할 수밖에 없겠지만 8월부터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전했습니다.

그간 많은 경기가 취소되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데 미디어에서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기자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사실 김 감독의 8월 불가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해 김 감독은 "팬들이 찾지 않는 경기는 할 필요가 없다"며 월요 경기 부정론을 펴기도 했습니다.

사실 8월이 되면 기존 3연전이 2연전으로 일정이 바뀌기 때문에 각 팀은 이동거리가 더 많아지고 선수들의 피로도도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김 감독의 이번 발언은 어떤 상황에서도 팬들이 원하는 최고의 경기를 보여야 한다는 평소 소신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KBO는 11월부터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가 열리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 위한 대안으로 월요일 경기 시행이나 더블헤더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야구전문가 집단인 KBO가 머리를 싸매서라도 10개 구단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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