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SK병원·삼성창원병원 등 환자수 회복 더뎌…손실보상금 1차 지원대상서도 제외 '자구책 강구'

경남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추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청정지역 지위를 되찾았지만 관련됐던 병원들은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대폭 감소했던 입원·외래진료 환자가 다소 늘어나고 있지만 회복세는 더디다. 정부 지원까지 미뤄지면서 메르스 피해 병원들은 손실을 보전하고자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사정은 여의치 않다.

도내 첫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 14일간 폐쇄됐던 창원SK병원이나 의심환자를 격리 치료했던 경남지역 소재 병원이 입은 손실은 모두 117억 원. 하지만 이들 병원 모두 지난 4일 정부가 발표한 손실보상금 1차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메르스 환자를 격리·치료하면서 53억 원가량 손실을 본 삼성창원병원은 추가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지원을 바라지 않는 병원이 없을 것이다. 메르스가 이른 시일 내에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지만, 손실을 보전하려면 아직 부족하다.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메르스로 입원과 외래진료 환자수가 많이 빠졌는데 현재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메르스 발생 전과 비교해보면 환자수가 줄어든 건 맞다. 손실 추정액으로는 53억 원 정도로 적은 돈이 아니므로 빨리 회복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메르스 노출자 진료병원으로 지정하면서 병동 한 곳을 폐쇄, 격리병동으로 전환했던 마산의료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산의료원 관계자는 "환자 수가 약간 느는 추세다. 입원 환자가 40여 명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135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평년에 비하면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코호트 격리가 내려졌던 SK병원 또한 입원과 외래진료 환자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병원 측은 "굳이 알릴 이유가 없어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환자가 SK병원에 입원하기 전 들렀던 힘찬병원은 지원은 바랄 수도 없는 형편이다. 1차 지원 대상에 뽑힌 병원은 집중관리병원과 메르스 치료·진료병원. 힘찬병원은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접촉자 격리만 있었기 때문이다. 힘찬병원 관계자는 "손실보상금 지원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지원에 대한 기대도 떨어진다. 은행에서 저금리 대출 관련 전화가 오지만 의미는 없다"고 토로했다.

힘찬병원이 밝힌 손실 규모는 6월 한 달에만 10억 원. 6월 환자 수는 30%가량 감소했고, 7월에도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힘찬병원 관계자는 "환자 수가 전년도 대비 80% 정도 수준"이라며 "메르스로 인해 병원이 폐쇄됐다는 등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경찰에서도 확인 전화가 오더라. 그로 말미암은 피해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현재 힘찬병원은 자구책으로 조심스레 유·무급휴가나 감봉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힘찬병원 관계자는 "그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그만큼 어려운 현실"이라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환자들이 안심하고 찾아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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