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6월 치 지면평가위원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관련한 경남도민일보의 보도에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독자들로 구성된 지면평가위원회에서 나왔다. 메르스 확진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이중 고통을 취재보도해 알리는 등 칭찬할 만한 보도도 있었지만, 이미 인터넷에 메르스 발생 병원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었던 시점에도 병원 이름을 기사에 반영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신미란)는 지난 6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2015년 6월 치 지면평가 회의를 열었다.

◇김정남 위원 = 6월 23일 자 4면 <자전거 자동차 횡단도 "차량 운전자 과실 100%"> 기사.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다 보니 자전거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그중에서 차량과 자전거가 부딪쳤을 때 발생한 사고에 대한 가해자의 책임 정도를 나타내는 과실비율인정기준 개정안을 소개해 줌으로써 차량 운전자들이 다시 한 번 인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좋은 기사였다.

◇김주일 위원 = 대부분 언론에서는 성동조선해양 위기와 관련해 단순한 운영자금 부족에 따른 추가 지원문제와 지역경제만을 위한 추가지원 필요성을 보도했다. 하지만 경남도민일보는 성동조선해양의 운영자금 부족 배경과 원인을 심도있게 보도했다. 정부의 중소조선업에 대한 대책과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의 필요성 등을 주장했다. 다만, 경영진 인터뷰가 실렸는데, 노동자들 인터뷰도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난 6일 열린 지면평가위원회에서 5월 치 지면평가 회의 때 이달의 기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문화체육부 이미지(오른쪽) 기자가 신미란 위원장으로부터 상장을 받고 있다. /조재영 기자

◇김휘진 위원 = 6월 5일 자 16면 <"마산야구장행 버스 좀 늘려줘요"> 기사. 마산야구장을 찾는 대중교통 이용객들의 불편을 잘 알려주는 기사였다. 마산야구장을 자주 이용하는 관객 처지에서 가장 불편한 부분은 교통수단이다. 마산야구장을 거치는 노선도 적고, 배차 간격 또한 크다 보니 마산야구장을 이용하고자 할 때 큰 애로사항이라 생각한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만큼 창원시도 많은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팬으로서는 공감할 수 있는 기사였다.

◇노동현 위원 = 메르스 관련 보도. 경남도민일보 보도는 초기에 공익적 정보공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일부 인터넷 언론은 이미 메르스 발생 병원의 실명을 공개했음에도 경남도민일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실명이 공개된 후에도 정확히 파악이 안 돼서 E, F 의료기관이라는 명칭을 기사에 사용하기도 했다. 심지어 음압격리 병상이 있는 도내 병원의 실명조차 공개를 못 했다. 정부의 정보공개가 천명된 6일 이후인 9일에야 이들 병원의 실명을 실었다.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데 일조한 기사도 있었고, 확립되지 않은 건강상식을 전달한 기사도 있었다. 또 확진 환자 이동 동선에 병원 외에 식당까지 넣어 지나치게 자세히 보도했다.

메르스 위기에서 이어진 진주의료원 재개원 공방을 놓치지 않고 지속 보도한 것은 좋았다. 그러나 도내 공공의료를 큰 시각에서 보고 점검하는 기회로 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진주의료원 폐원이 부당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 된 음압병실 논란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묻혀, 도내 하나밖에 없는 마산의료원의 열악한 신종 전염병 대비와 도의 무성의한 지원을 비판하는 기사가 없었다. 또 지역 거점병원인 경상대병원의 안이한 운영으로 정작 필요한 국면에서 음압격리병실이 무용지물이었던 것에 대한 비판도 없었다.

환자와 가족 격리자의 인권침해에 대한 선제 경고가 없었던 것도 아쉽다. 11일과 19일에서야 이 부분의 심도있는 기사가 나왔다. 메르스 이후 보건의료영역의 과제를 살펴보는 기사들이 많아진 것을 환영하지만, 도내 문제로 내면화해 구체적인 기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문상환 위원 =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 운동 관련 기사. 본질적으로 '광역단위'가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부터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전산시스템이 발달하기 이전에 광역단위는 시·군 단위 상황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거나, 중앙정부 사업을 지역으로 나누는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행정전산망은 물론, 교통 발달 등으로 이전 행정체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창원광역시가 된다 안 된다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를 70만∼100만 단위로 재편하는 등 지방자치를 뿌리내리려는 방안을 중심으로 고민해야 한다.

◇변기수 위원 = 6월 10일 자 4면 <완충 녹지 위 보행로 편의냐 보존이냐> 기사. 창원은 계획도시를 만들면서 공단과 주택, 도로와 주택에 일정 규격으로 녹지대를 만들었다. 그 녹지대 옆 기존 도로가 있는데, 다시 녹지대를 허물고 이중으로 도로를 만든 것은 녹지대를 훼손하는 것이다. 이곳이 무너지면 다른 곳에서도 허물어진다. 그러면 기본 계획이 틀어진다. 엄청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적절하게 기사화해서 시민들에게 문제점을 잘 알려준 좋은 기사다.

◇신미란 위원 = 6월 10일 자 3면 <"진보정치 통합…. 경남은 '산 넘어 산'"> 기사. 현존하는 다양한 진보세력이 제시한 뿌리 깊은 감정의 골 해결, 구체적인 대중화 방안, 옛 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부정적 견해 등 풀어야 할 산이 너무 많음을 직시하게 해 준 기사다. 그럼에도, 지난 지방선거 이후 주춤하고 의기소침해진 정치 현실에서 현재의 진보정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다시 진보정치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런 기사에는 왜 정치권, 정당 관계자 의견만 실을까? 유권자인 일반 대중 의견도 함께 물어야 하지 않나?

◇이지민 위원 = 6월 10일 자 1면 <비영리법인 공익사업 40% 이상 수행해야> 기사. 우리 동네 사회적 경제 기획 기사로 사회적 협동조합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그런데 사회적 협동조합에 관한 내력 등 너무 학술적인 부분이 기사로 실려서 일반 독자로서 어렵게 느껴졌다. 후속기사는 조금 더 쉽게 풀어서 기사화되었으면 한다.

◇천정애 위원 = 6월 26일 자 20면 <한국 속 경남- 예술로 세상을 흔들고 고향에서 잠들다> 기사. 문신과 전혁림 화가는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서 소개되고 있지만, 다소 생소한 김해랑 무용가가 소개돼 경남의 문화예술에 대한 다양성이 느껴졌다. 하지만, 특집기사로 할애된 지면에 비해 내용이 부족했고, 문신은 이미 아는 내용이 많아서, 오히려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지역 예술가들을 더 다양하게 소개했더라면 좋았으리라 생각했다.

◇하성규 위원 = 6월 30일 자 11면 취재노트 <'기자와 친해지기'>. 일선 체육 현장의 지도자가 홍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일화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신문에 나올 수 있느냐는 기자의 생각을 정리한 기사다. 체육 분야만이 아니라 사회복지 등 신문을 통한 홍보가 필요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라고 생각한다.

◇황혜지 위원 = 6월 26일 자 9면 <마산자유무역지역 미래 토론 정책당국 무성의 태도 도마에> 기사. 지난 24일에 개최됐던 '마산자유무역지역 발전전략과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있었던 정책당국의 태도에 관련된 기사였다. 세미나가 끝나기도 전에 퇴장한 것과 같이 무성의한 태도는 물론 마산자유무역지역에 관한 당국의 견해를 보면서 실질적으로 당국이 지역 산업발전에 얼마나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있나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기사였다.

/조재영 기자 jojy@idomin.com

△참석 위원 : 김정남·김주일·김휘진·노동현·신미란·이지민·천정애·하성규·황혜지 위원

△평가서 제출 위원 : 김정남·김주일·김휘진·노동현·문상환·변기수·신미란·이지민·천정애·하성규·황혜지 위원

△참관 : 이수경 편집국장·하청일 자치행정2부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