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운동본부 중단 촉구 "공공의료 확충하라"…서남부발전협 "동참 못할망정 방해 마라"

경남도가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기공식을 놓고 도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일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는 기공식을 반대하며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측과 기공식을 환영한다며 행사 방해 중단을 요구하는 측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경남도는 3일 오후 옛 진주의료원에서 홍준표 도지사와 도 단위 기관장 등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서부청사 기공식을 열 계획이다.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운동본부는 "홍 지사는 '공공의료 확충' 요구와 주민투표 청구 서명을 짓밟는 서부청사 기공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8일 마감한 주민투표 청구 서명을 요건인 도민 5%(13만 3826명) 초과해 받았다며, 제출 시한인 8일까지 도에 서명지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운동본부가 2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도청 서부청사 기공식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보건의료노조 최권종 수석부위원장은 서부청사 기공식에 대해 "메르스가 너무나도 뚜렷이 증명한 '공공병원 폐업의 잘못'을 감추려는 의도이고, 상대적으로 낙후한 서부경남 도민에게 '청사 이전'이라는 당근을 내밀며 '공공병원은 잊어라' 내지 '둘 중에 뭐 할래?'의 양자택일을 강요해 진주의료원 재개원 요구를 뿌리치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주장했다.

또 "진주의료원에 음압시설이 있었다는 운동본부의 주장에 대해 고소하고, 자료 공개와 현장검증 요구에 '수사과정에서 현장검증 요청이 있을 경우에 응할 것'이라는 답변을 해놓고선 리모델링 공사를 해버리는 것은 비겁한 꼼수"라고 덧붙였다.

특히 강수동 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서부청사를 반대한 적 없다. 따로 건립하고 진주의료원은 재개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경남도서남부발전협의회는 서부청사 기공식 환영 회견을 했다. 협의회는 "그동안 폐업돼 옛 진주의료원에 수차례 서부청사를 조기 개청해달라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고, 서명운동을 전개해 12만여 명 서명부를 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남도서부발전협의회 회원이 2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도청 서부청사 기공식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러면서 기공식 반대 행동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은 이날 행사장 인근에서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 살리기, 진주의료원 서부청사 활용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협의회는 "서부 대폭발을 가져올 서부청사 기공식에 서부경남 도민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축제 속에 치러져야 할 행사를 저지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이런 행사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세력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게 한 당사자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제 모든 것은 끝났다. 서부 대개발을 야심 차게 추진하는 홍 지사와 동참을 못할지언정 방해는 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