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고 프로야구팀 밀착마크…홈경기 있는 날엔 선수만큼 바빠

창원시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가 지난해부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1군에 편입된 지 이제 겨우 3년차인 올해 들어 NC는 삼성과 함께 1위 다툼을 벌이는 강팀이 됐다. 지역민 호응도 크다. NC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식당이나 술집이나 대부분 야구 중계방송을 켜놓고 있다. 이러니 지역 언론에서도 NC의 활약을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인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도내 언론들이, 게다가 스포츠 전문지도 아니면서 NC 다이노스 담당 기자를 두는 이유다.

도내 신문사 중에서는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이 NC 담당 기자를 두고 있다. 현재 경남도민일보는 박종완 기자, 경남신문은 권태영 기자다. 박 기자는 지난 2012년 12월 수습기자 시절부터, 권 기자는 지난 5월부터 기존 김정민 기자의 뒤를 이어 NC를 맡아 취재하고 있다. 이들은 야구 전담기자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사 중 MBC경남도 NC 담당 기자를 두고 있지만 다른 담당 업무가 훨씬 많다.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 모두 스포츠 기자를 두 명씩 두고 있다. 모두 비교적 최근에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렸다. 경남도민일보는 확실히 NC 다이노스 취재를 위한 기자 증원이었다. 박종완 기자는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만 해도 다른 업무가 거의 없는 온전한 NC 전담기자였다. 경남신문은 스포츠 기자를 늘린 것이 완전히 NC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경남도민일보와 마찬가지로 NC를 중요하게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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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야구장에서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야구 담당 기자들은 바쁘다. 홈경기는 평일에는 오후 6시 30분, 주말에는 오후 5시에 열린다. 그러면 기자들은 오후 3시 정도에 야구장 기자실로 간다. 중요한 경기라면 스포츠 전문지 기자들도 5~6명씩 온다. 기자들은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시간에 더그아웃으로 내려가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 훈련을 하는 선수들과 대화하기도 한다. 이때 취재 분위기는 스포츠 전문지 기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전문지 기자들은 홈 경기뿐 아니라 원정 경기 때도 따라다니기에 감독과 선수들과 왕래가 더 잦은 까닭이다.

물론 지역 언론 기자들도 선수들과 안면은 다 있다. 또 개인적으로 친해진 선수들과는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선수들과 사석에서 만나지는 않는다. 시즌 중에는 경기와 훈련으로 일정이 빡빡해 만남 자체가 그렇게 쉽지가 않다. 경기가 없는 12월이어도 선수들은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으로 돌아가 버리기에 더욱 얼굴을 볼 기회가 없다. 박 기자는 이런 선수들의 생활을 두고 "안쓰럽다"고 말했다.

최재원 선수를 인터뷰하는 경남도민일보 NC다이노스 담당 박종완(왼쪽) 기자. /경남도민일보 DB

야구 담당 기자들은 경기가 시작되면 6, 7회까지 지켜보다가 기사 쓸 준비를 한다.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기사를 송고해야 한다. 지난 2013년과 지난해는 한두 번씩 경기가 밤 12시 넘어서 끝나 기사가 아예 못 나간 때도 있었다.

난감한 것은 구단에서 매번 6, 7회 정도에 보도자료를 낸다는 사실이다. 보통은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다. 신문사 내 다른 기자들은 이미 일을 끝내고 퇴근한 뒤다. 편집국에는 야구 기사를 편집할 편집기자와 야간 당직 데스크만 있을 뿐이다. 이를 지면에 싣기가 쉽지 않다. 중요한 내용이라면 바로 인터넷 기사로 처리하기도 한다.

경남신문 권 기자는 지난달 지면에 이런 글을 썼다. "NC 다이노스를 담당하면서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공짜 티켓을 구해달라'는 거였다." 다른 기자도 같은 청탁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프로스포츠에 공짜는 없다."

지역 언론사 NC 담당 기자들이 다른 스포츠 전문지 기자와 뚜렷이 구분되는 점이 하나 있다. 지역 연고팀에 확실히 '편파적'이라는 사실이다.

"지역 언론사 기자들은 은연중에 NC가 우리 팀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팀이 이기든 지든 기사의 주어는 무조건 NC이기 때문이다."

박종완 기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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