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내 맘대로 여행] (60) 충남 공주시 반포면 '이안숲속'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타오르던 태양은 그 위용을 쉬 사그라뜨리지 못하고 노을로 붉게 타오른다.

여름의 밤은 서서히 스며든다.

쉬 잠들지 못하기에 여름밤은 짧고도 길다.

어디론가 떠나기 좋은 계절이지만 이런저런 걱정이 발목을 잡는다.

깊숙이 자연으로 들어가 위안을 받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

가볍게 훌쩍 떠나기 좋은 여름밤, 반짝반짝 별빛이 내려앉은 곳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곳곳에서 여름밤을 함께 보낼 빛축제가 열리고 있다.

발길이 닿은 곳은 '이안숲속'(충남 공주시 반포면 마암리 648-3.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해질녘을 일컫는 프랑스어다.

땅거미가 지고 노을이 타면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자신이 기르는 개인지, 자신을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다는 뜻인데 목적지로 가는 동안 딱 그런 묘한 시간을 맞이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호남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구불구불 국도로 접어들어 마티터널을 지나 갑사 가는 길로 방향을 잡고 달린다. 가는 내내 꼬리를 길게 내린 해가 길을 안내한다.

야간개장은 저녁 5시부터지만, 별빛축제를 즐기려면 적어도 저녁 8시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여름밤의 여행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가장 먼저 반기는 곳은 어린이 동물원. 작은 동물원이다. 토끼와 거위, 기니피그 등 올망졸망한 동물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허브 식물원 속으로 몸을 옮겼다. 향긋한 허브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색색의 꽃들은 발길을 붙잡는다. 허브향에 취했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해가 모습을 감췄다.

'하늘마루공원'과 '이브의 언덕'에 별빛이 쏟아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거대한 나비 불빛들이 나무에 내려앉았다. 빛의 향연으로 숲 속은 반짝반짝 빛난다.

형형색색의 불빛 동물 조형물과 오색찬란한 불빛들이 조화를 이뤘다. 어스름 하늘을 배경으로 빛을 품은 풍차가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 놓았다. 불빛 호박 마차에 몸을 기대 사진을 찍고 쏟아질 것 같은 별빛 터널 속에서 고개를 뒤로 젖혀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디선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나무 향기도 짙어졌다.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은 더욱 커졌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빛은 더 강렬하다. 이곳에서 캠핑을 즐긴다면 칠흑같이 어두운 밤, 진짜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구경하는 것은 덤이다.

입장료 평일 어른 9000원, 어린이 1만 원.

빛을 품은 풍차가 마치 그림 같다.


<별빛 축제 어디로 가볼까?> 

△안산 별빛마을 포토랜드 빛축제 2015 (11월 30일까지,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 수인로 1723) △프로방스 빛축제 아름다운 동화나라 2015 (9월 30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83) △장승마을 빛 축제 (2016년 2월 7일까지, 충남 공주시 사곡면 유구마곡사로 1231) △이월드 별빛축제 (12월 31일까지,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로 200) △일영허브랜드 매직 가든 빛축제 (12월31일까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154) △태안빛축제 (7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충남 태안군 태안읍 남면 마검포길 200) △수원화성 달빛동행 2015 (10월 28일까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춘천호수별빛축제 2015 (12월 31일까지, 강원도 춘천시 수변공원길 54) △문경새재 달빛사랑여행 2015 (10월 24일까지,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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