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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병도 서울행" 메르스 확산 불러와

메르스 사태로 본 수도권·지역 의료 양극화

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2015년 06월 25일 목요일

"정치·경제뿐만 아니라 의료까지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 패착이다."

경남도의사회 마상혁 메르스대책위원장(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이 서울 대형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전국으로 확산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현재진행형인 메르스 사태에서 정부와 병원의 허술한 대응도 문제지만 지역의 관점에서 보면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양극화도 중요하게 짚어야 할 부분이다.

경남지역 첫 메르스 확진자(여·77)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감염됐다. 전국 곳곳에서 이 대형병원에 입원을 했거나 병문안 다녀온 많은 이들이 메르스에 걸렸다.

마 위원장은 "삼성서울병원은 전국구 병원이 아니라 수도권 지역병원이 돼야 했다. 전국적으로 균등화된 의료서비스가 되면 서울로 갈 필요가 없는데 정부 정책이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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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으로 쏠림 =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쏠림 현상이 심해 KTX가 뚫리는 지역마다 환자 역외 유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빨대 효과'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회 보건복지위 문정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와 공단이 해마다 내는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를 보면 지역 환자가 수도권으로 얼마나 몰리는지 잘 드러난다.

수도권 의료기관의 지역 환자 진료 인원은 2009년 230만 명에서 2013년 270만 명으로 5년 새 17%나 늘었다. 진료비(건강보험과 의료급여)는 1조 9085억 원에서 2조 4817억 원으로 30%나 급증했다. 수도권 의료기관 환자 중 지역민이 차지하는 비중도 10.2%에서 11.4%로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에 있지만 전국구 병원으로 불리는 '빅5 병원'으로 쏠림 현상은 더 심각하다. 이들 병원의 2013년 진료비(2조 8447억 원) 중 서울 사람이 아닌 지역 환자 진료비가 61.2%(1조 7408억 원)를 차지했다. 지역민 진료자(109만 9832명), 입원일수와 외래방문 일수를 더한 내원일수(800만 8641일)도 증가세를 보였다.

경남지역 환자가 2013년 전체 의료기관에 내원한 일수는 7426만 일, 진료비는 3조 97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다른 지역 유출환자 규모는 내원일수 12.9%(958만 2000일), 진료비는 23.2%(9228억 원)를 차지했다. 도내에 의원 1488개, 병원 267개, 종합병원 23개가 있지만 다른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2곳(경상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이 있고, 부산(상급종합병원 4곳) 인근인 경남은 다른 도 단위 지역보다는 수도권 쏠림이 덜한 편이지만 유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경남 환자가 수도권 의료기관에 쓴 진료비는 2177억 원, 5년 전보다 23.8% 증가했다.

◇의료 전달 체계 개선 시급 = 의료 전달 체계 개선과 지역 간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서울에 몰린 대형 병원으로 지역민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메르스 같은 감염병이 대형 병원을 방문했던 이들을 통해 전국으로 퍼질 수 있다.

마 위원장은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 불균형, 그리고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면 아무 병원이나 갈 수 있는 의료 시스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정부, 메르스가 그 민낯을 드러나게 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만약 평택의 환자가 지역 3차 의료기관을 찾아서 진단을 받고 치료했어도 이렇게 대한민국이 한 번에 힘들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 "빅5 병원은 전국구 병원이 됐고, 수요를 다 감당하지 못하는데도 지속적인 환자 유입을 고집하고 있었다. 이것이 이번 사태를 확대시킨 요인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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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적했듯이 무분별한 의료 전달 체계에 대한 정부 조치와 수도권과 지역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홍준(새누리당·창원 마산회원구) 의원도 의료 전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사 출신이자 18대 국회 때 보건복지가족위에서 활동했던 그는 "당뇨 환자도 서울로 갈 정도다. 서울까지 가서 1분 진료받고 처방전 받는 게 전부다. 응급실 이용하면 큰 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것도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거점병원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의료진이 중요한데 대형 병원이 사회 환원 차원에서 지역에 의료시설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43개 가운데 절반 이상(서울 14개, 경기 8개)이 수도권에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수도권 쏠림과 의료 불균형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의대 교수 출신인 문정림 의원은 "지역 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 증가는 의료 전달 체계 붕괴, 지역 환자 의료서비스 접근권 문제, 지역 경제와 국가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며 "의원-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의 기본적인 의료 전달 체계 점검과 함께 지역에서 의료 인력 수급 개선과 지방 공공의료기관 경쟁력 강화 등 지역 간 인프라 격차를 줄이는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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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세호 기자

    • 표세호 기자
  • 시민사회부에서 일합니다~ 데스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