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후 바로 시행 생존율 ↑제세동 통한 전류 전달도 효과

지난해 10월 양산의 한 여고생이 부산 지하철 연산역에서 쓰러진 할머니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목숨을 구한 일이 있었다. 평소 교육을 통해 배워 두었던 심폐소생술이 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심폐소생술의 목적은 심장이 기능을 하지 못하는 동안 외부에서 혈액을 순환시켜 뇌의 손상을 늦추고 심장 기능 회복에 도움을 주는 데 있다.

뇌는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수분 내에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 연구별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뇌에 손상이 가기 시작하는 시간은 심장이 멈춘 뒤 4분부터로 밝혀져 있다.

심정지 환자를 목격한 이가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2~3배 증가한다고 대한심폐소생협회는 밝힌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제세동이다. 심장은 심장 내에 일정한 리듬으로 흐르는 전기적 신호가 심장 근육을 규칙적으로 자극하여 뛰게 된다. 우리가 흔히 병원에서 검사하는 심전도(EKG)가 이 전기적 신호를 읽어내는 장치이다.

심정지 원인 중에서 이 신호의 교란으로 발생하는 심정지가 있다. 이 경우에는 외부에서 강한 전류를 심장에 흘려보내 심장의 전기적 신호를 다시 세팅해주는 것이 효과적인 처치가 된다. 이것이 제세동을 하는 이유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리미 같은 것을 가슴에 대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장면은 제세동 과정을 묘사한 것이다. 다만 실제로 제세동은 완전히 멈춘 심장을 되살리는 과정이 아니라 전기적으로 교란을 일으킨 심장을 다시 정렬해주는 과정이라는 데에 영상매체와 현실의 차이가 있다.

제세동이 필요한 경우 제세동이 1분 지연될 때마다 소생할 확률이 7~10%씩 낮아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심폐소생술에서 심장마사지만큼이나 빠른 제세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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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가 사는 곳곳에 자동 제세동기가 설치돼 있다. 그리고 심폐소생술을 배울 기회도 많다. 가까운 병원, 소방서나 대한심폐소생협회(http://www.kacpr.or.kr ) 등에 문의하면 심폐소생술을 쉽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으니 지금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자. 

/김명우(창원병원 응급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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