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통 자랑하는 진주 '하연옥'정운서(56) 대표

-'하연옥'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장인(하거홍)이 1945년 부산식육식당을 열면서 시작됐다. 포장마차, 천막 치고 장사하던 가게가 이렇게 성장했다. 장모님(황덕이)은 아직도 가게 일을 함께하고 계신다. 가게는 올해로 70년이 됐다. 처음에 저는 미용업계에서 일했는데, 아내가 부모님 식당 일을 도우면서 냉면을 팔았다. 서울과 다른 진주냉면의 특징이 있었다. 처음엔 국밥, 곰탕, 삼겹살 등을 파는 고깃집이었는데, 냉면 전문점으로 차츰 바꿔나갔다. 저도 함께하게 됐다."

-원래 '진주냉면'이지 않았나?

"그렇다. 육전을 올리고 해물 육수가 든 진주냉면 식이어서 진주냉면으로 가게를 운영하다, 이곳저곳에서 진주냉면을 이름으로 한 가게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가게를 확장해서 옮기면서 2011년에 이름을 '하연옥'으로 바꿨다. 아내 이름이다. 서울 '우래옥'처럼 '옥'자가 들어가는 상호를 고민하다, 아내 이름이 생각났다. 장인이 냉면집 할 줄 알고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것 같다. (웃음)"

진주 '하연옥' 대표 정운서 씨가 하연옥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 기자

-'하연옥' 육수, 면, 육전은 어떻게 만드나?

"육수는 마른 멸치, 새우, 바지락, 홍합 등을 넣고 끓여낸다. 면은 제주 메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섞어서 만든다. 여기에다 밀가루를 넣어서 부드럽게 만든다. 예전에는 산청에서 나는 장밀을 썼는데, 이제 재배를 안 해 아쉽다. 육전은 100% 한우를 쓴다. 냉면 위에 올라가는 고명으로 나오는 육전은 호주산이다."

-'진주냉면' 하면 허영만 만화가의 <식객>에서 나오는 것처럼, 해산물 잡내를 없애려고 무쇠를 불에 달궜다 육수에 넣는 장면이 생각난다.

"예전에는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다. 술을 넣는다든지, 육수를 숙성시킨다든지 하는 식이다. 쇠봉은 상징적인 것이고, 지금은 잘 보관하고 있다."

-'하연옥'의 맛은 과거와 변함이 없나.

"그렇지는 않다. 깔끔하고, 담백하게 하려고 40% 정도 바꿨다. 옛날 진주냉면을 먹어본 이들은 맛이 변했다고 하지만, 많은 이가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냉면을 계속 개발 중이다. 음식이 발전하려면 과거의 기본을 따르면서 조금씩 변화를 줘야 한다. 음식 재료 배합 비율을 조금씩 바꾼다."

-앞으로 계획은?

"우리는 음식점이 음식을 팔고 돈만 버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해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도자기, 그림 등으로 식당 건물 안에 갤러리를 꾸며서 전시하고 있다. 진주 출신인 박생광 화백의 그림도 구입해서 곳곳에 걸어두고 있다. 체인점은 할 계획이 없다. 지역 향토 음식은 지역에 남아서 맛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