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과 밀면에 대한 기본 상식들

냉면과 밀면에 관해 궁금한 것을 질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주영하, 사계절, 2005년), <한국음식의 뿌리를 찾아서>(김영복, 백산출판사, 2008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1>(한복진, 초판 1998년, 10쇄 2011년, 현암사), <냉면열전>(백헌석·최혜림, 인물과사상사, 2014년)을 토대로 했습니다.

1. 냉면은 언제부터 있었던 음식일까요?

냉면은 1849년 <동국세시기>에 처음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여기에는 '겨울철 시식으로서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은 냉면이 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기록 이전부터 냉면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 냉면은 여름음식이 아니라 겨울 음식이었나요?

그렇습니다. 냉면은 메밀이 주 재료입니다. 메밀은 초가을에 꽃을 피워 10월이 수확 철이니, 메밀 고유의 향을 제대로 느끼려면 겨울이 냉면의 제철이었던 셈입니다. 겨울철 동치미 국물에 메밀향 가득한 면을 넣은 냉면이 별미였던 것입니다. 1920년께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냉면은 여름 별미로 바뀌었습니다.

3. 밀로 면을 만들지 않고 왜 메밀로 만들었을까요?

과거 밀이 귀해 밀가루 국수는 잔칫상에 오르는 귀한 것이었습니다. 조선시대 국수의 대명사는 메밀국수였다고 합니다. 밀가루는 좋다는 의미로 '진말(眞末)', '진가루'라 불렸고, 메밀가루는 '진말'에 대응해 '목말(木末)'이라 불렸답니다.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랐답니다.

4. 진주냉면, 유명하다던데요?

북한에서 출간된 <조선의 민속전통> 책에는 '랭면 가운데서 제일로 일러주는 것이 평양랭면과 진주랭면이었다'라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진주냉면은 과거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5.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무엇이 다른가요?

평양냉면은 메밀을 많이 넣고 삶은 국수를 차가운 동치미국이나 육수에 말아먹는 장국 냉면이고, 함흥냉면은 강냉이(옥수수)나 고구마 전분을 많이 넣고 가늘게 뺀 국수를 매운 양념장으로 무치고 새빨갛게 양념한 홍어회 등을 얹은 비빔냉면이랍니다.

6. 밀면은 냉면 이후에 생긴 것이 맞나요?

맞습니다. 한국전쟁 때 부산에서 이북 출신 피란민들이 북한에서 먹던 냉면을 먹고 싶었지만, 메밀을 구하기 어려워 당시 흔한 구호품이었던 밀가루로 '밀냉면'이라 이름 붙여 만들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장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80년대 당시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에서 전국 향토 음식을 조사해 쓴 <한국민속종합보고서> 식생활 편에 보면 진주 전통 향토 음식 중에 '밀국수 냉면'이 있다고 적혀 있어서 이것이 밀면의 근거라고 주장합니다. 1925년 경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을 하면서 진주를 생활터전으로 했던 이들이 부산으로 가면서 진주의 밀국수냉면을 '부산밀면'으로 알려나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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