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커피숍 '데일리 와플'사장 임성금·이성직 씨

번화가, 중심가가 아니더라도 카페를 찾기 쉬운 요즘이다.

언제부턴가 식후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대중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더구나 달고 맛있는 디저트를 함께 파는 커피숍은 번화가 주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핫플레이스'가 된 시대다.

경남대 정문에서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파란 간판을 단 'Daily Waffle(데일리 와플)'이라는 작은 커피숍이 있다. 임성근(31), 이성직(30) 씨가 의기투합해 만든 카페는 '사랑방'이자 자신들의 '낭만'이다.

두 사람은 취업난 속에 취업했지만 꿈과 낭만을 찾아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창업이라는 길로 들어선 용기 있는 사람이다.

임 씨는 재정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이 씨는 주로 카페 운영을 도맡아 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고려대 법대생인 임 씨가 경남대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시작됐다.

이달 초 경남대 인근에서 커피숍 '데일리 와플'을 개업한 임성근(왼쪽) 씨와 이성직 씨. 두 사람은 젊음이라는 무기로 직장에 사표를 내고 창업에 도전했다. /박종완 기자

"해외 교환학생 기회가 있었지만 고향인 마산에서 집밥 먹으면서 학교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경남대 교환학생으로 오는 기회를 잡았어요. 교환학생으로 경남대를 찾은 뒤 지역대학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고 그 덕에 제 삶의 가치관도 조금 바뀐 것 같아요."

5년 전, 임 씨가 교환학생으로 경남대를 찾은 뒤 이 씨와 교류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리고 얼마 전 임 씨가 창원으로 발령받은 뒤 두 사람의 창업이야기는 급물살을 탔고, 6월 초 개업에 이르렀다.

이 씨는 "카페를 하나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고 커피숍에서도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 지금 카페 내부도 당시 동선에 맞게 꾸몄고 일을 하다보면 과거 생각이 많이 난다. 내가 열심히 해야 형과 함께 창업한 것이 헛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사장답게 두 사람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방학에 들어가는 대학가지만 두 사람은 아쉬움보다는 9월부터가 본격적인 시즌이라고 벼르고 있다.

데일리 와플은 주변 카페에 비해 500원 이상 저렴한 커피 가격을 제시한다. 아메리카노는 큰 컵 1000원에 판매하고, 와플도 토스트 가격과 비슷한 2500원에 내놓았다.

"주변 상권을 돌면서 가격을 알아봤어요.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가 아닌 이상 커피 맛이 아주 뛰어난 곳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죠. 처음엔 여름 이벤트로 아메리카노 1000원 판매를 시작했는데, 돌이켜 보니 대학가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사람이나 직장인이 많지 않잖아요. 학생들이 밥값만큼 비싼 커피를 매일 사먹을 수도 없다는 생각도 들어 이벤트 가격이 아닌 평소 가격으로 최종 낙점했죠."

가격이 싸다고 해서 마진이 많이 남는 원두만을 쓰는 것도 아니다. 오픈을 앞두고 저렴한 원두를 공급받아 내린 커피는 너무 맛이 연해 폐기처분하고 조금 더 값이 나가는 원두로 커피를 만들고 있는 두 사장이다.

데일리 와플이라는 상호처럼 두 사람이 가장 중심을 두는 것은 와플이다. 많은 디저트 카페에서 판매하는 와플과는 다르다. 대부분 와플 하면 벨기에 와플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어릴 때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와플'을 판매한다.

임 씨는 "서울에서 대학 다닐 때 하루가 멀다하고 사먹은 와플이 아이스크림 와플이다. 벨기에 와플은 과자 식감이 강한데, 아이스크림 와플은 어릴 때 기억도 되살아나고 단맛도 있어 바쁜 시간에는 간식 겸 끼니용으로도 제격이다. 사실 와플가게를 차린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먹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전했다.

데일리 와플은 현재 와플 8가지를 내놓고 있지만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을 맞아 녹차, 카카오빵을 추가해 더 다양한 와플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두 사장은 30대의 1년과 50·60대의 1년은 다르다는 말과 함께 지금의 가게가 '젊기에 할 수 있는 도전'이라는 말을 이었다.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카페를 창업했지만 임 씨는 더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 그는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석·박사 과정을 밟아야죠. 올해는 열심히 성직이랑 가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내년에는 모교 대학원에 입학할 생각입니다. 그 때문에 잘 다니던 직장도 나오게 된 거고요."

이 씨는 "형이 회사 다니면서 어렵게 모은 돈으로 투자한 가게고, 형이 저를 믿고 창업을 선택했으니 후회 없는 선택을 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가게 잘 꾸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젊기에 도전했다는 두 사장. '젊음'이라는 무기로 그들의 날개가 펼쳐질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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