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 나가서 감염되면 학생 책임"…학생·학부모 서명 받도록 공문

마산대학교가 현장실습을 나가는 학생들에게 "메르스 감염은 본인이 책임진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쓰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학생들은 "현장실습 시 메르스 감염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학생에게만 떠넘겨 학교가 책임을 면피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산대학교 현장실습지원센터 측은 지난 12일 각 학과장에게 메르스 관련 공문을 보냈다. 내용인즉슨 현장실습 시 발생하는 메르스 감염은 학생과 보호자가 책임지라는 것. 학생과 보호자에게 서명까지 받도록 했다.

이를 두고 학생과 학부모는 무책임한 학교 당국을 비판했다.

치위생과 학생은 "무책임한 건 정부나 학교나 똑같다. 처음에는 방심하다가 학생들 가운데 큰일 한번 나면 허둥지둥 늑장 대응할 게 뻔하다"며 성토했다. 다른 학생은 "현장실습을 진행하는 건 학교인데 왜 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지 모르겠다. 학점 깎이기 싫으면 가라고 하면서…. 아예 처음부터 현장실습을 중단하거나 미루면 되지, 이런 상황에서 논란될 게 뻔한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산대학교가 학생들에게 전달한 서약서."메르스 감염은 학생이 책임진다" 등 내용이 담겨 있다. /SNS 캡처

메르스 영향으로 현재 각 대학교는 병원 등 현장실습을 중단하거나 미루고 있다. 교육부는 현장실습을 못해도 교내실습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마산대는 왜 이런 서약서를 학생들에게 보냈을까.

마산대 현장실습지원센터장은 "치위생과 학생에게 서약서가 전달된 건 실수였고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메르스 관련 지침을 각 학과장에게 보냈다. 병원 현장실습은 무조건 중단이고 산업체 현장실습은 연기를 하라고 했다. 만약 6월에 부득이하게 현장실습을 가야 한다면 학생과 보호자의 서명을 받으라고 요청했다"면서 "치위생과에 서약서가 돈 건 실수다. 현재 서약서를 받는 것은 중단됐고 학교가 무조건 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약서는 이미 학생들에게 전달돼 서약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신문고, SNS 등에 비판이 잇따르자 학교 측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한 학생은 "18일 동의서 안 가지고 와도 된다는 긴급공지가 왔다"고 귀띔을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