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인구, 의료 기관 필요해…기초학문·예술 지원 이어갈 것

최해범(사진) 창원대 총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산업의과대학 설립 재추진'에 발 벗고 나섰다.

창원대 (산업)의과대학 설립은 창원대 20년 숙원이다. 새 총장이 임기를 시작할 때마다 되풀이하는 공약 중 하나이자 여태껏 이뤄지지 않은 꿈이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최 총장 판단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대학이 주도해 지역 민·관·산·학을 끌고 가는 형국이었다면 이번에는 지자체가 대학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에서다. 지난 10일 창원시와 맺은 업무 협약도 시가 먼저 나서 진행했기에 산업의과대학 설립 움직임이 한층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 총장은 산업의과대학 설립 재추진을 시작으로 대학 운영 비전과 철학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 산업의과대학 설립 재추진이 이슈다.

"이 논의가 과거와 달라진 게 창원시가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것입니다. 광역시 승격에 맞춰 그에 걸맞은 지역 의료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죠. 좋은 의료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 지역 대형병원도 이를 반깁니다. 월 3000만 원 줘도 의사들이 창원에 안 오니 말입니다. 지역에 자체 의대가 절실한 이유죠. 지역 이과 인력이 의대에 간다며 진주, 부산, 대구, 서울로 가는 인재 유출 현상도 막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창원대 외에도 의대 추진 대학이 많은데.

"목포대, 순천대도 추진을 하고 있죠. 이 지역보다 우리는 입지가 좋아요. 창원이 광역시가 되면 인구가 110만이고 여기에 인근 김해, 경북 고령까지 넓히면 250만이 넘어요. 인제대가 김해에 있어도 백병원은 부산에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250만 인구의 의료를 담당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에요."

- 경상대와 마찰이 예상된다.

"부산대도 그렇고 경북대도 그렇고 한 개 의과대학을 가진 국립대학이 두 개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건 경영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압니다. 경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부속병원은 당장 마련이 안 되더라도 의과대학만이라도…. 보건복지부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총장으로서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지역·중앙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살면서 이 지역을 터전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반면에 행정고시(23회) 동기들이 중앙정부 주요 요직에 포진해 있습니다. 장·차관은 물론 새누리당 국회의원만 8명입니다. 이 인맥이 대학을 키우는 데 역할을 하지 싶습니다. 지난해 교육부 감사 건도 저였다면 최소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총장 임명 과정 속 내분 수습은 어떻게.

"다섯 후보님 모두 우리 대학의 훌륭한 자산입니다. 이분들 서운하지 않게 다 포용해 그 소중한 경륜이 최대한 대학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 의대나 취업에 중심을 두면 기초학문에 소홀하지 않을지.

"국립대는 시장경제 원리를 적용할 수 없고 균형잡힌 학문에 힘써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저는 지역과 대학이 함께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급속한 산업화 속에 문화콘텐츠 기반이 약한 창원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인문학, 예술 등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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