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곳 7억t 용수공급 계획 없어 가둬 놓기만…

4대 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이 가뭄 해결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가뭄으로 전국의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있지만 4대 강에 설치된 16개 보에 가둔 물은 찰랑찰랑 넘치고 있다. 체계적인 물 공급·관리 계획이 없다 보니 물이 넘쳐나도 활용을 못 하는 것이다.

16일 국토부와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4대 강 사업 완료 후 관개수로를 새롭게 설치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관개수로를 설치하지 않는 바람에 전국 16개 보 안에 가둬 둔 물을 농경지까지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4대 강에 설치된 전국 16개 보에는 7억200만t의 물이 가득 차 있다. 풍부한 수량에도 보 주변에 있는 농경지만 산발적으로 찔끔찔끔 농업용수를 뽑아 쓰는 데 그치고 있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시설을 이용해서 산발적으로 하천수를 이용할 뿐 체계적인 물 공급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금강에 조성된 세종보에 물이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를 비롯한 농식품부, 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 등의 물 관련기관 어디 하나 4대 강 용수공급 계획을 통합관리하는 곳이 없다.

지난 2009년 4대 강 공사를 시작했지만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는 최근 들어서야 4대 강 사업을 통해 확보한 하천수 활용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국 20여 곳에 수리시설을 설치, 1억t 정도의 물을 농업용수로 공급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예산확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물 공급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용수 공급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공업·생활용수 공급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는 하천유지수를 비롯한 각종 용수공급을 4대 강 사업의 주요목표라고 밝혀왔지만, 애초 계획과 달리 체계적인 물 공급·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농업용수가 무료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물을 보에서 뽑아 쓰는지 파악하긴 어렵지만 보 주변 가뭄 해결엔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며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 등에서 체계적인 4대 강 물 활용 계획 수립과 시행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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