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후]감성 인디밴드 '우드쉐이크'

2012년 '우드쉐이크'라는 지역 인디밴드가 만들어졌다. 보컬 김주현, 퍼커션(젬베 등 타악기) 이정훈, 기타 및 서브보컬 박혁진, 세 사람으로 구성됐다.

창원 어느 재즈바에서 매주 공연을 하며 팬층을 쌓고 있었다. 2013년 초 만났을 때 자신들을 "유명한 팀과 비유하자면 십센치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라고 했다. 그들은 "힐링이 필요하다면 우리 음악이 최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당시 그들은 오디션프로그램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들을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멤버 중 한 명이 어릴 적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는데, 스무 살 지나 연락이 닿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만나길 거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이렇게 잘 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우드쉐이크 활동 당시 (왼쪽부터)이정훈·김주현·박혁진 씨. 정훈 씨는 음악활동을 잠시 접었고, 주현 씨는 솔로로, 혁진 씨는 '이끼'라는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당시 우드쉐이크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 활동을 자세히 알리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우드쉐이크'를 검색해보니 이름이 뜨지 않았다. 리더이자 보컬이었던 김주현(27) 씨에게 전화해보니, 번호가 바뀌었는지 다른 사람이 받았다. 막내였던 박혁진(25) 씨와는 연락이 닿았다.

그에게서 아쉽게도 우드쉐이크 해체 소식을 들었다.

"정훈이 형이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서 멤버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새 멤버를 영입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드쉐이크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애초 이정훈(25) 씨는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었다. 주위에서는 "장난처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활동 당시 그는 "한번 시작하면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나중에는 음악만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잠시 그 뜻을 접은 것이다.

반면 김주현, 박혁진 씨는 각자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주현 씨는 중학생 시절부터 5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기획사가 문 닫으면서 방황 끝에 우드쉐이크 활동을 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은 다시 서울에 있는데, 현재 음원 작업 중이라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박혁진 씨는 3인조 어쿠스틱 밴드 '이끼'에서 함께하고 있다. 이 밴드에서 역시 기타를 맡고 있다. '이끼'는 창원을 중심으로 경남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나 입학 시즌에 김해·진주·창원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지역 축제나 행사 무대에도 선다. 지역에서 잘 알려진 '곰치'라는 그룹과 함께 협업하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박혁진 씨는 부산예술대학에서 기타 전공과정을 밟고 있다.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지만, 현역 입대자가 아니라 음악 작업은 중단없이 이어갈 수 있다.

우드쉐이크는 이제 없어졌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고 한다. 공언했던 대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다.

"〈슈퍼스타K〉에서 3차 예선까지 올랐지만 슈퍼위크에 진출하지는 못했습니다. TV에는 다 편집되고 아주 잠깐만 나왔어요. 당시 판소리 '사랑가'를 편곡해서, 그리고 카라의 '미스터' 변진섭의 '희망사항'을 불렀습니다. 당시 심사위원은 이승철·정재형·가인 씨였는데 개개인 역량은 좋지만 색깔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도 그때 경험이 아주 소중하게 남아 있습니다. 지금 활동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요."

지금 그가 몸담은 '이끼'는 오디션에 참가할 뜻이 없다고 한다. 우드쉐이크가 오래가지 못한 아쉬움 때문인지 그는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그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소박한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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