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수향'

'빼어난 향기(秀香)'를 내뿜는 곳.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삼계탕 전문점 '수향'이다. 창원향교 맞은편에 있는 한옥 형태로 꾸며진 집에 들어설 때부터 그윽한 향기가 나는 듯하다. 정문을 지나 아기자기하게 가꿔진 정원을 지나서 방에 들어가게 돼 있는데, 푸른 식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맑아지는 느낌이다. 2층으로 된 주택은 1층은 삼계탕집으로, 2층은 주인 살림집으로 사용된다. 걸터앉을 만한 마루와 나무로 된 전통창살이 눈에 띈다.

방 안에서 고개를 들어 차림표를 보니 수향삼계탕, 들깨삼계탕, 전복삼계탕 3종류의 삼계탕 메뉴와 닭 바비큐, 오리 훈제 등 요리 메뉴가 있다. 삼계탕 전문점인 만큼 수향삼계탕, 들깨삼계탕을 주문했다.

삼계탕 전문점 수향의 입구.

가시오갈피 차를 한 모금 마시자 정갈한 반찬이 차려졌다. 열무, 고추, 오이 등으로 만든 채소 반찬이 맑은 국물의 삼계탕과 잘 어울렸다. 수향삼계탕과 들깨삼계탕은 깔끔하고 맑은 국물이 우러났다. 은은한 한방 향이 깊은맛을 느끼게 했다. 인삼과 녹두가 닭과 밥 안에 들었다. 국물 간을 하거나 닭고기를 따로 찍어 먹을 수 있게 죽염 소금도 함께 나왔다.

임정완(51) 대표는 "2대째 삼계탕을 전통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4년생 인삼과 찹쌀, 녹두, 대추, 밤, 은행 등에 약재를 첨가해서 향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의 어머니 손문갑(80) 씨가 마산에서 '오복삼계탕'이라는 삼계탕집을 20년 넘게 운영하다, 이곳에서 딸에게 비법을 전수하고 함께 삼계탕을 만들고 있다.

손 씨는 "마산에서 생김치 백반집도 하고 밥집을 오래했다. 37살에 혼자 돼서 밥집을 계속하다, 손님들이 삼계탕집도 한번 해보라고 해서 처음 시작했다. 그게 20년이 훌쩍 넘었다. 딸이 삼계탕집을 한다고 했을 때는 일이 힘들다고 많이 말렸다. 대를 이어서 하지 말자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같이 하게 됐다"며 바쁘게 음식을 내놓으며 웃으며 말했다.

임 대표는 "엄마가 힘들게 전통방식을 고집하신다. 요즘 삼계탕은 국물부터 재료까지 제품으로 다 잘 만들어서 배달해 주기도 한다. 사실 저도 그렇게 쉽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건강한 삼계탕을 만들고 싶었다. 인삼 하나를 써도 4, 5년생 국내산 인삼을 사서 직접 잘라 넣는다"고 덧붙였다.

4년생 인삼과 찹쌀, 녹두, 대추, 밤, 은행 등에 약재를 첨가한 수향삼계탕.

삼계탕도 깊은 국물 맛을 내는 게 맛의 핵심 중 하나다. 겨울에는 이틀에 한 번 만들기도 하지만, 여름 보양식 철에는 날마다 육수를 만드는 게 가장 큰일이다. 황기, 당귀, 가시오갈피 등을 넣고 큰 솥에 밤새 고아낸다.

임 대표는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국내산 재료로 반찬과 요리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된장도 집에서 직접 담가서 쓴다. 오리 훈제에 쓰는 소스도 집에서 발효시킨 매실 진액으로 만든다고.

임 대표는 "이곳에 와서 집을 개조해서 1층을 삼계탕집으로 꾸몄다. 애가 태어났을 때 수놓아 직접 만들었던 돌띠도 장식으로 두고,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만들어가고 있다.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만들려고 한다. 이곳에서 영업을 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지 찾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메뉴와 위치>

◇메뉴

△수향삼계탕 1만 4000원

△들깨삼계탕 1만 5000원

△전복삼계탕 1만 7000원

△닭 바비큐 1만 8000원

△오리 훈제 반 마리 2만 원, 한 마리 3만 5000원

◇위치 :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435-1

◇전화: 055-253-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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