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두 차례 진료·검진 안정 되찾아 가고 있어"…의료진·환자 합심해 병원균 확산 방지 노력 중

창원 메르스 확진환자가 엿새 동안 입원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11일 임시 폐쇄 조치된 창원SK병원.

현재 이 병원에는 환자와 의료진 84명이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코호트 격리' 중이다. 지난 11일 병원 측의 갑작스러운 격리 소식에 입원 환자들은 크게 당황했으나 시일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13일 지난달 말 이곳에 입원해 보건당국 조치로 11일 격리된 일반 환자 ㄱ 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ㄱ 씨는 대체로 차분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뤄진 병원 측 대처에 만족을 보이면서 비록 답답한 상황이지만 격리자 모두가 합심해 하루빨리 창원지역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현재 병원 내에서는 어떠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나?

"진료와 검진을 위한 순찰이 매일 이뤄지고 있다. 오전과 오후 열과 혈압, 기침 여부 등을 보건당국에서 꼼꼼하게 체크해 발병과 확산을 막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11일 병원 임시 폐쇄와 격리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은 어땠나?

"환자 모두 상당히 당황했다. 일부 환자들은 원장을 찾아가 거친 항의도 했다. 확진환자가 수술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는데 이유가 뭐냐. 사실 어떻게 된 거냐는 질문에 대답을 잘 안 하다가 나중에 그간 사정을 다 이야기했다. 메르스 환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그렇고 입·퇴원도 안 되고 면회도 안 된다 하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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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1차 확진 환자가 입원해 임시 휴원 조치가 내려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SK병원 13일 모습. 병원 앞에는 창원시 긴급 의료기관 지원센터(흰 천막)가 설치되어 있다./김구연 기자

-병원 측 대응은 어땠나?

"이후 원장께서 각 병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있었던 사실을 모두 설명했다. 자신을 믿고 안정을 취하며 침착하게 대응하면 열과 성을 다해 사태 극복에 나서겠다며 환자들을 안심시켰다. 나도 이때부터 안심이 되기 시작했다."

-병원 내 분위기는 어떤가?

"보건 당국은 물론 격리자들도 함께 힘을 모아 사태를 극복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한 병실 사람들끼리 혹시 도망가는 사람 없나 챙겨보고 사소한 기침에도 보건 당국 관계자를 불러 원인을 파악하는 등 환자들 자체적인 원내 병원균 확산 방지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언론에서 SK병원을 3차 감염 진원이자 슈퍼전파 위험을 언급하는데, 내부에서 외부 보도를 보면 어떤가?

"나는 오히려 밖보다 안이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밖에 있으면 괜히 의심자로 낙인 찍혀 마음이 더 쓰일 것 같아서다. 내부 사람들은 대체로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제2 메르스 환자도 아직 없는 상태이고 말이다. 보건당국과 격리자들 모두 사태 진정에 노력하고 있으니 밖에서 너무 병원을 매도하지 말았으면 한다."

-가족들은 걱정이 태산일 텐데, 연락을 하면 어떤 얘기하나?

"병실에 불편한 건 없느냐. 음식은 괜찮으냐 염려하고 있다. 마스크 철저히 하고, 답답해도 병원 내를 돌아다니기보다 병실에 가만히 있으면서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주로 한다."

-생활에 불편한 점은 없나?

"처음에는 불편한 게 한둘이 아녔다. 3일째인 지금은 물이나 치약, 칫솔 같은 생필품, 커피, 속옷 등 구호품이 보급되고 있어 견딜 만하다."

-보건당국에서 좀 더 신경 써야 할 만한 부분은 없나?

"내부에 신경을 쓸 일은 크게 없다고 본다. 외부에서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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