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어디가?]여자 축구대표팀 경남 소속선수 전무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는데요. 비록 1차전에서 강호 브라질에 패하긴 했지만 남은 경기를 잘 치러 16강 진출을 확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대회를 보면서 문득 드는 아쉬움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도내 소속의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4년 전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숙적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당시 대표팀에는 대회 MVP와 득점왕을 차지한 여민지를 비롯해 결승전 첫 골의 주인공 이정은, 곽민영, 김나리, 김수빈 등 창원 명서초등학교 출신 5인방이 포함돼 사실상 경남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후 도내에서는 대학부와 실업팀 창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경남에는 여자축구 대학팀과 실업팀이 전혀 없는데요. 그래서 여민지는 대전 연고의 스포츠토토에서 뛰고 있고, 이정은도 경남이 아닌 부산상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자축구 붐이 사그라진 탓인지 5월 열린 소년체전에서도 경남의 여자축구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입니다.

그래도 이번 대표팀은 경남과 무관하지는 않은데요. 대표팀 사령탑인 윤덕여 감독은 경남 FC 초대 수석코치를 지낸 바 있고, 김은정 코치도 여민지 선수의 모교인 함안대산고에서 감독을 역임했습니다.

아무쪼록 2003년 미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에 초대받은 우리 대표팀이 선전해주길 기대해봅니다.

○…프로야구에 밀려 시들하던 고교야구 인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바로 10일부터 열리는 전국체전 고등부 야구 대표팀 선발 이야기인데요.

이날 열린 마산용마고와 마산고의 라이벌전에는 3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습니다.

마산용마고와 마산고는 경남을 대표하는 고교야구팀으로 오랜 세월 라이벌로 성장해왔는데요. 이번 선발전에는 김해고까지 가세해 3개 팀이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결과와는 관계없이 두 팀의 맞대결에는 졸업생과 재학생까지 나서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우선, 두 학교를 대표하는 엘리트선수들이 함께했는데요. 용마고는 야구부를 응원하려고 같은 학교 씨름부원들이 경기장을 찾아 힘찬 박수와 함성을 내질렀고, 이에 질세라 마산고는 농구부와 테니스부 선수들이 응원도구를 이용해 친구들의 선전을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용마고의 조용한 응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용마고는 마산상고 출신 선배들이 응원을 이끄는데요. 과거 용마고 응원단은 큰북과 꽹과리를 이용해 상대편을 기죽이는 응원을 했지만, 이날만큼은 응원도구 없이 목소리만으로 후배들을 독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용마고를 응원하던 한 동문은 "양교에서 과열 응원을 지양키로 해 응원도구를 준비하지 않았는데 마산고에서 응원막대를 사용했다"며 "다음번에는 용마고 특유의 제대로 된 응원을 보여줘야겠다"고 벼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용마고는 이날 마산고에 지긴 했지만, 동문이 솔선수범해 야구부 후원회 가입서에 서명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이 깊었습니다.

○…창원에서도 메르스 첫 양성 환자가 발생하면서 프로구단에도 비상이 걸린 모습입니다. 다행히 이번 주 NC 다이노스는 원정 경기 일정이 잡혀 있지만, 경남 FC는 오는 일요일 강원 FC와 홈 경기가 예정돼 있는데요.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많은 관중이 몰리다 보니 팬들도 경기장을 찾아야 할지 반신반의하는 모습입니다.

프로축구연맹과 KBO는 지난 9일 긴급회의를 열고 (MERS) 관련 의심 환자 발생 시 조치 절차와 선수단 감염 예방 수칙 등을 논의했는데요. 두 단체는 일단 리그는 정상대로 치르기로 했습니다.

다만, 각 구단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메르스 대응 지침'에 따라 수립된 '경기장 내 예방조치'와 '경기장 내 의심환자 발생 시 조치' 및 '선수단 감염 예방수칙'을 잘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고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국남녀역도대회가 취소되는 등 각종 아마추어 대회가 취소된 것과 비교하면 두 프로스포츠의 경기 강행은 너무 안일한 대응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데요.

메르스가 진정이 아닌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프로경기를 관람하려는 팬들만 애꿎은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양 단체가 깊이 생각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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