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따라 내 맘대로 여행] (59) 전북 완주 상관면 편백나무 숲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에서 맘껏 숨 고르기를 하고 올 참이다.

찰나의 평온함조차 허용되지 않는 시절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시시각각 들려오는 속보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든다.

잠시라도 훌훌 모든 것을 잊고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소소한 일상이 어느 때보다 그리운 요즘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2011)의 촬영지로 유명한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으로 떠났다.

자연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길은 좁고 구불구불하다.

공기가 맑고 깨끗해서, 혹은 마을 뒷산의 옥녀봉과 한오봉에서 내려다보면 밥그릇처럼 생겼다고 해 '공기마을'이라 불리는 곳. 이 마을을 가로지르면 주차장이 나온다.

1976년 조성된 전북 완주군 상관면 공기마을 편백 숲. 일반인에 공개되지 않던 숲은 2009년 숲 가꾸지 사업으로 개방되면서 아늑한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편백나무 숲은 주차장 입구에서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마을의 사유지인데 입장료는 없고 주차비는 있다. (1일 기준 경차 1000원, 소형 2000원)

평탄한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치유의 숲'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두 갈래의 길 앞에 서게 된다.

한쪽 길은 편백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고, 다른 한쪽은 유황샘과 산책로로 가는 길이다.

우선 편백숲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목을 있는 힘껏 뒤로 젖혀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엄청난 키의 편백나무가 빼곡히 우리를 맞이한다.

지난 1976년 조성된 공기마을 편백나무숲은 10만 그루 편백나무가 군락을 이뤘단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다가 지난 2009년 숲 가꾸기 사업으로 개방되었다.

편백나무 아래 촘촘하게 자리 잡은 돌. 평평한 곳을 찾아 텐트를 치고 낮잠을 즐길 수 있다.

편백나무 숲이 유명해진 이유가 피톤치드 때문인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 침엽수에서 많이 방출되는데 특히 편백나무가 가장 많은 양을 방출한다.

뙤약볕을 뒤로하고 달려왔는데 편백 숲 속은 한낮에도 어두컴컴하고 서늘하다.

공기는 청량하고 벌레 한 마리 얼씬하지 않는다.

촘촘한 편백나무 아래에는 돌들이 많다. 큼지막한 돌들은 편안한 자리를 만들어 준다. 자그마한 돌들은 누군가의 마음을 담은 돌탑으로 변모해 있다.

평평한 곳을 찾아 텐트를 치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 나란히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돗자리에 아무렇게나 누워 책을 읽는 사람 등 평화로운 모습이다.

가만히 앉아 오롯이 숨쉬기에 집중하고 있자니 왜 이곳을 '치유의 숲'이라 했는지 절로 공감이 된다.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다람쥐 덕분에 아이들에게도 신나는 놀이터다.

편백 숲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유황샘 족욕탕이 있다.

온천으로 개발하려다 온도가 낮아 실패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편백 숲을 거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었다.

한쪽에선 물을 채우고 반대편에선 계속 흘러 내려간다.

머물지 않으니 깨끗하다.

편백숲 오솔길과 유황편백탕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삼림욕장이 나온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마시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등산을 즐기고 싶다면, 제1등산로와 제2등산로를 따라 한오봉과 옥녀봉에 올라도 좋을 듯하다.

편백 숲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마주치는 유황샘 족욕탕. 한쪽에서는 물을 채우고 반대편에선 계속 흘러 깨끗하다.

삼림욕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좋다. 특히 해가 길고 강할수록 피톤치드를 많이 만들어 낸다니 여름이 삼림욕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맑고 바람 적은 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까지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많은 곳으로 택하면 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