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서민자녀 교육지원 조례가 지역 학부모들의 강한 반대에도 군의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학부모와 함께 지역 단체들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하동군의회는 11일 오후 1시 30분 열린 제23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서민자녀 교육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9명 의원이 참석해 반대 없이 서민자녀 교육지원 조례안이 통과됐다. 이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하게 된 것은 군이 의회에 제출한 확약서 때문이다.

애초 임시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9일 군의회는 의원간담회를 열고 조례안을 보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군이 '조례안이 제정된 후 경남도와 도의회, 경남도교육청에서 무상급식 절충안이 통과되면 그 내용을 토대로 군이 일부 예산을 부담해 무상급식을 차질 없도록 하겠다'는 확약서를 군의회에 제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11일 오후 하동군 서민자녀 교육지원 조례안 본회의 심의를 앞두고 하동지역 학부모와 공무원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허귀용 기자

이에 따라 조례안은 다음날 기획행정위원회에서 가결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조례안이 통과했지만 조례안 폐기를 요구하는 학부모와 조례안 자체를 보류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요구로 큰 마찰을 빚었다.

본회의에서 무상급식지원조례안 발의를 준비 중이던 김종환 의원이 조례안 통과를 예상한 듯 "반대 토론은 하지 않겠다. 우리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에게 힘과 꿈을 줄 수 있는 결정이 나오길 바란다"며 퇴장해 버렸다. 또 본회의는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었으나 조례안 보류를 고수했던 김봉학 의장이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의원 간에 설전이 벌어져 본회의가 뒤늦게 열렸다.

이뿐만 아니라 하동지역 학부모 50여 명이 본회의 개회 전부터 군의회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여 이들과 의원·공무원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특히 군의회를 나가던 윤상기 군수와 학부모 사이에 심한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한 학부모가 계단으로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 학부모는 넘어지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학부모들은 "윤 군수가 밀어서 계단으로 넘어졌다"고 항의하는 반면 군은 "경찰이 채증한 영상을 확인해본 결과 윤 군수가 밀어서 넘어진 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등 폭행 시비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조례안이 통과된 이날 오후 하동지역 34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과 청년회, 학부모 등이 모여 대책 회의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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