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밖 외래환자 첫 감염'경로는…응급실 구역 화장실 사용엑스레이 촬영 동선 비슷공기·4차 감염 가능성↓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밖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하면서 해당 환자가 어떻게 메르스에 감염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외래 진료를 받은 77세 여성이 메르스 115번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15번 환자는 외래 진료를 받으며 14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115번 환자는 27일 오후 2시께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고 진료 전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했으며 검사 후 응급실 구역의 화장실을 들렀다.

병원 측은 "이때 14번 환자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11일 복지부는 메르스 일일 상황보고 브리핑에서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있을 때 상태가 조금 좋아서 휠체어에 앉아있을 정도였다"면서도 휠체어를 타고 응급실 밖으로 돌아다녔느냐는 질문에는 "그러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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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로 확진된 환자는 응급실 의료진, 치료를 받은 환자, 환자와 동행한 가족·친지 등으로 모두 '응급실 내'에서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때문에 방역 당국은 응급실 이외의 지역에서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3구역으로 나뉘어 있어 환자가 있던 구역을 넘어서 전파나 접촉이 이뤄지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설명과 달리 115번 환자가 단순히 외래 진료만으로 감염됐다면 14번 환자가 사용한 의료기기를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와 접촉했거나 의료진이 사용하는 의료기기 등을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가 외부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정형외과 외래 진료실과 응급실은 모두 본관 1층에 있으나 두 공간이 대각선 끝에 떨어져 있어 상대적인 거리는 멀다.

정형외과 외래와 응급실 사이에는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는 영상의학과가 있고 이외에도 각종 편의시설 등이 밀집해 있다.

따라서 14번 환자가 폐렴 증상이 있었고 115번 환자는 정형외과 진료를 위해 병원에 왔기 때문에 두 환자가 엑스레이를 찍으러 영상의학과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동선이 겹쳤을 수도 있다. 115번 환자가 의료진이 매개체가 돼 14번 환자의 비말(호흡기 분비물)에 노출됐거나 비말이 묻은 문고리, 안전바 등을 만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공기 전파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은 낮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파 경로가 불분명한 사람들이 있지만 공기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1일 외래환자 인원이 8000명 정도라 공기 감염이 발생했다면 적어도 8000명의 약 5%인 400명의 환자가 발생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3차 감염자로부터 115번 환자가 감염됐을 가능성, 이른바 '4차 감염'의 가능성도 거의 없다.

메르스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는 증상이 발현되어야만 가능하며 증상 발현을 위한 잠복기는 최소 2일이다.

14번 환자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렀고 27일 정형외과 외래를 방문한 115번 환자가 다른 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볼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앞으로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격리대상자의 규모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중앙대책본부는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14번(35)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며 접촉한 사람은 800명 정도며 밀접 접촉자는 100여 명"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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