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병원장에게 듣는 몸관리, 이렇게 하면 병원 안 간다]박성수 창원 한마음병원장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호흡기질환에 유의해야 합니다.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다른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일 기본적인 것은 예방입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로 호흡기질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보통 감기 등의 호흡기질환은 겨울철이나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지만, 메르스 때문에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에도 마스크 판매량이 폭증하는 상황이다.

메르스뿐 아니라 이미 몇 년 전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렸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 인플루엔자A(신종플루) 등도 모두 호흡기질환이다. '신종'이라는 이들 질환의 위험성에 국민들은 공포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흔히 겪는 감기도 환자에 따라서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할 수 있다.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창원 한마음병원 박성수(65) 병원장은 "호흡기질환은 전염성 때문에 환자도 일반인도 모두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등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수 창원 한마음병원장이 호흡기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감기도 심각해질 수 있어 = 서울이 고향으로 한양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까지 지낸 박 병원장은 지난 3월 창원 한마음병원 3대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보통 감기 정도를 쉽게 떠올리는 호흡기내과 질환의 특성상, 그리고 상급종합병원인 한양대학교병원과는 달리 창원에서는 중증 환자를 많이 볼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박 병원장의 설명은 달랐다.

매일 외래진료를 하고 있는 박 병원장은 지난 3개월간 여러 명의 중환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대부분 1년에 몇 차례는 걸린다는 감기. 그래서 기침을 하고 열이 조금 나도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호흡기질환 중에는 만성 질환이나 중증질환도 많으므로 노약자 등은 조심해야 한다고.

"노약자 등 위험군에서 기침·가래·호흡곤란·흉통 등 호흡기질환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노인들은 별것 아닌 것 같은 증상도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인층은 호흡기질환만 있는 사람이 드물어요. 당뇨나 혈압 등의 성인병과 같이 오기 때문에 단순히 넘기면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노약자들은 체내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폐렴이라도 고열이 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자가 진단을 과신하면 안 된다고 박 병원장은 덧붙였다.

"공단이 밀집한 창원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천식과 알레르기성 질환과 같은 급성기 폐질환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중장년층의 경우 폐암과 만성폐쇄성 폐질환, 간질성 폐질환 등의 중증질환 비중이 다소 높아 보입니다. 이러한 호흡기질환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호흡기계 질환이 장기화되고 악화하면 심혈관계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박 병원장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황사기간에 입원하는 환자 중 호흡기질환자는 9%, 심혈관계 질환자는 5%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개인위생 관리 철저히 = 호흡기질환은 침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개인의 주의가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위생 수칙을 잘 알면서도 주의하지 않고 무심히 넘기는 사람이 많은 것이 문제.

학교와 같은 밀집 장소에서 결핵 등이 쉽게 전염되는 것도 '기침 에티켓'을 무시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 된다. 기침 환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호흡기질환 전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만, 마스크가 없다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 대신 화장지나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손으로 입을 가리게 되면 손을 통해 바이러스가 여기저기로 전파될 수 있다.

호흡기질환 등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강조되는 것이 손 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등을 만지지 않고 귀가 후에는 손 등을 씻고 옷을 털어주는 기본적인 것이 호흡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이 밖에도 노약자는 독감 및 폐렴 예방접종을 하고,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삼겹살보다는 과일 = 먼지를 많이 마셨다고 생각하는 날에는 삼겹살을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박 병원장은 이를 '잘못 알려진 건강법'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이 삼겹살로 미세먼지를 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메티오닌이라는 아미노산이 체내 중금속 흡수를 막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겹살에 포함된 메티오닌은 극소량으로 크게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음주와 삼겹살 섭취로 인해 체내 콜레스테롤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박 병원장은 "주기적인 수분 섭취와 제철 과일을 먹어 수분으로 인한 호흡기 점막 건조를 방지하는 것이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하나 강조한 것은 바로 흡연이다.

"흡연은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만병의 근원입니다. 흡연자의 50%가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발생했고, 폐암의 85%가 흡연과 연관돼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담배로 풀기보다는 건전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금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건강 이야기>

"창원 공원·산 가까이 있어 주변 산 오르며 건강 관리"

최근 만나본 대부분 병원장은 특별한 자신만의 건강 관리법이 없다고 했다. 그들은 아주 기본적인 것을 제일 중요하게 설명했다. 박성수 창원 한마음병원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병원장은 금연, 금주와 함께 아침저녁 적절한 운동을 건강관리법으로 꼽았다.

-담배는 언제 끊었습니까.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흡연은 호흡기에도 나쁘지만 구강암, 식도암, 간암 등 여러 질병을 일으킵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이 중요합니다."

-창원에 연고가 있었는지?

"군대 시절을 제외하고는 쭉 서울에 살았습니다. 한양대를 나와 한양대병원에서 30여 년을 헌신했죠. 2011년 한양대병원과 한마음병원이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1년에 몇 번 창원에 온 적이 있습니다. 창원은 도시가 깨끗하고 서울보다 여유가 있어서 좋습니다."

-주로 어떤 운동을 합니까.

"가까운 곳에 등산을 자주 갑니다. 그런 점에서 창원은 공원과 산이 가까이 있어 참 좋은 곳입니다. 휴가 때는 외국 여행을 다녀오곤 합니다. 외국의 국립공원을 많이 다녔습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 건강 관리 조언이 있다면?

"적당한 운동은 면역 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불안이나 초조 등 정신적인 부조화 시 낚시나 등산, 숙면, 영양섭취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의 안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성수 병원장은...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기이다. 한양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지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 및 회장, 호흡기장애인협회 이사장, 폐혈관연구회 회장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창원 한마음병원은...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위치한 종합병원. 26개 세부진료과에 400여 병상을 갖추고 있다. 2011년 한양대학교의료원과 부속병원급 협약 체결로 한양대 인턴·레지던트 수련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반기 800병상 규모 병원 착공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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