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리듬페스티벌 등 행사 취소·연기 속출…전시 단체관람객도 크게 줄어

"작년에는 세월호, 올해는 메르스…. 우리처럼 작은 공연 단체들은 1년 농사 헛지은 겁니다."

메르스 여파로 도내 문화계가 위축되고 있다.

지난 3일 사천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의심증상 환자가 발생해 음성으로 판정났지만 다음날 사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던 한 공연은 관객이 전날보다 90% 가까이 줄었다. 단체 관람을 예약했던 한 초등학교는 당일 취소 통보를 하기도 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경남지역도 공연과 문화축제가 대거 취소·연기되고 있다. 관람객들의 발길도 뚝 끊기고 있다.

김해문화의전당은 다음 주까지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11일 무대에 올리려고 했던 100회 기념 아침의 음악회가 무산됐고 12일 오후 7시 30분 마루홀에서 열릴 예정이던 '비아의 클래식 콘서트'는 일정을 변경하고 있다.

마산문화원 출입문에 메르스로 인해 임시 휴관한다는 알림장이 붙어있다. /우귀화 기자

특히 큰 기대를 모았던 '김해리듬페스티벌'이 전면 취소됐다.

김해문화의전당은 7월 1일부터 20일 동안 '넌버벌 BIG5 페스티벌'과 프린지 공연, 재즈공연을 열 계획이었다. 지역 문화기획자들이 참여해 색다른 축제를 만들려고 했지만 메르스 여파를 넘지 못했다.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창원 진해루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창원코미디아트페스티벌'은 하반기로 연기됐다.

창원시는 9일 창원코미디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회에 행사를 연기해 달라고 통보했다. 시 관계자는 "공연팀 일부가 서울과 부산에서 온다. 외부유입이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마산문화원은 이번 주 임시 휴관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준비했던 특별영화 <전장이여 영원히, 1960>과 <콜 미 마담, 1953>을 시민에게 선보이지 못하게 됐다.

반면 서울에서 취소된 공연이 경남지역에서는 열리기도 한다.

오는 19·20일 창원 성산아트홀에서는 이문세 콘서트가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문세는 지난 5·6일 성남 공연을 전격 연기했었다.

창원문화재단 관계자는 "9일 현재까지 성산아트홀과 3·15아트센터, 진해문화센터 일정은 변함이 없다. 우선 손 소독기와 열 감기지를 동원해 관객 편의를 높이는 데 신경 쓸 계획"이라며 "앞으로 메르스 여파 추이를 보고 공연이나 전시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문화예술회관도 일정 변경 사항이 없다. 오는 13일 서부청사 기공식을 기념한 '불후의 명곡 콘서트'를 그대로 진행한다.

다만 주최 측은 이날 관람객이 마스크를 끼고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내 대형 전시장도 전시는 그대로 진행하되, 메르스 확산 방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경남도립미술관 측은 메르스로 인한 큰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지난 2일부터 '퓰리처상 수상 사진전', '코끼리, 주름 펼치다'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종효 학예연구팀장은 "전시 관람은 이전과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에 학생, 아동 그룹 관람 취소가 3건 있긴 했지만, 주말에도 관람객이 많이 찾았다.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 층별로 전시장 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해 두고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도 전시관, 체험관, 교육관 등을 이전대로 운영 중이다. 지난주 시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공문을 받아서 이를 그대로 이행한다고 전했다.

박세연 홍보담당자는 "미술관 내 어린이 교육 현장에 메르스 관련 주의문을 부착하고 손 소독제를 갖출 예정이다. 부산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단체 관람객이 급격하게 줄었다. 이번 주초에는 예약이 다 취소됐고, 주말에 예약한 단체 관람도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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