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후]의령 '초대형 호박·수박 재배' 양재명 씨

의령군 용덕면 부남마을에 사는 양재명(50) 씨는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30년 가까이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전국적으로 유명 인사다. '초대형 호박·수박 생산 달인'으로 말이다.

그는 지난 2010년 113㎏(둘레 2m 30cm)짜리 호박, 72㎏(둘레 1m 40cm)짜리 수박을 만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전국 박과 채소 챔피언 선발대회'에서 2010~2012년 각각 82㎏, 101㎏, 100.3㎏짜리 초대형 호박을 내놓으며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했다. 2012년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에서는 슈퍼 수박에서 역시 1위에 올랐다. 그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무겁고 더 큰 호박·수박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혔다. 

현재 양 씨는 여전히 농사일에 땀 흘리고 있다.

"초대형 호박 3연패 이후 사실 흥미를 잃고 손을 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평창군농업기술센터에서 127㎏짜리를 내놓았어요. 그 소식을 들으니 다시 욕심이 생기더군요. 올해 다시 시작하게 된 거죠. 관련해서 국내 두 대회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말이 앞서서는 안 되기에 뭐라 하기는 어렵지만, 준비가 착착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2년 의령 토요애 수박 축제에서 24.03㎏으로 '큰 수박 분야' 대상을 받았을 때 모습. /의령군

일단 올해는 호박에만, 그리고 내년에는 수박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50㎏ 넘는 호박, 100㎏ 넘는 수박 연구는 여전히 이어지는 것이다.

그는 호박·수박뿐만 아니라 벼농사, 멜론 재배도 한다. 그의 말이 재미있다.

"소득 측면에서 주가 되는 건 멜론입니다. 초대형 호박·수박은 취미생활로 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작물에서 수박은 맛이 떨어져 상품성이 없다고 한다. 말 그대로 기록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호박은 수요가 있다고 한다.

"50㎏ 이상 되는 것도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교육용으로 인기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호박 테마파크를 만들어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하는데, 제가 재배한 것들이죠."

양재명 씨가 색동호박으로 만든 원앙.

그는 단지 크기에만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색깔·모양의 '색동 호박'도 만들어 낸다. 색깔은 4~5가지, 형태는 15~20종류가 된다. 원앙새 모양 호박은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만하다.

행사용 터널 수박·호박에도 공을 들인다. 올해 의령 수박축제 때는 국내 최장기록인 100m 수박터널을 만들어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함안휴게소에 있는 호박·수박 터널도 그의 작품이다. 함안휴게소 찾는 이들이 늘어난 데에 작은 힘을 보탰다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전에는 여러 작목반을 돌며 강의도 이어갔다. 지금은 남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배우는 쪽에 열중하고 있다. 경상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밟으며 시설원예 쪽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학창 시절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반장'을 맡았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앞으로 이런 계획을 품고 있다고 한다.

"무리일지는 모르지만 초대형 호박·수박 쪽으로 책을 내고 싶습니다. 재배 비법을 농사짓는 분들과 공유해서 작은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알고 있는 것을 독불장군처럼 쥐고 있을 필요 있나요. 제가 먼저 오픈하면 다른 분 중에서도 그럴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서 상생하는 거죠." /남석형 기자 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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