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하고 시원한 여름김치 철이 왔어요

냉장고에서 시원한 국물김치를 반찬으로 꺼내놓을 계절이다. 시원하고 간간한 국물김치에 입맛이 돈다. 지난 2일 김경진 사단법인 한국발효음식협회 수석부회장에게 제철 김치인 열무물김치와 백오이소박이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는 <팔도김치&퓨전요리>(도서출판린)라는 김치 책도 냈다. 고춧가루 없이 깔끔한 여름 김치 요리로 열무물김치와 백오이소박이를 추천했다. 김 부회장은 롯데백화점 창원점 문화센터 요리 강사로 김치 특강 등 요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요리 수업 시간에 동참해 물김치 담그는 법을 익혔다.

<백오이소박이>

오이지 담글 때 쓰는 백오이 준비

김칫소, 무·부추·배 채 썰어 사용

쉬기 쉬운 오이 먹을 만큼 담가야

△주재료: 백오이 8개

△속 재료: 부추 200g, 무 300g, 배 ½개, 양파 1개

△양념: 다진 마늘 2큰술, 생강즙 ½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1)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서 중간에 칼집을 열십자로 내고 소금에 절인다.

2) 절인 오이를 무거운 것으로 눌러 수분을 뺀다.

3) 부추, 양파, 무, 배 등의 속 재료를 준비한다.

4) 채 썬 속 재료를 마늘, 생강, 소금으로 버무린다.

5) 오이에 속을 채워넣는다.

백오이소박이

백오이소박이를 담글 때 준비할 재료는 일반적인 초록색 오이가 아니라 오이지를 담글 때 쓰는 백오이(다다기오이)다. 소박이 양념에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소를 하얗게 만들어서 맵지 않게 먹을 수 있다. 굵은 소금으로 오이 홈을 박박 문질러서 오이 끝 부분을 살짝 자르고 오이 몸통을 자른다. 열십(十)자로 잘라서 소박이 재료가 들어갈 부분을 만든다. 칼집을 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오이 끝 부분을 1∼2㎝ 정도 남겨두고 구멍이 4개 나오게 2번 자르면 좋다. 한번 자를 때 앞쪽뿐만 아니라 뒤쪽도 칼집이 들어가게 자르면 편리하다. 열십자로 자른 오이를 소쿠리에 두고 꽃소금을 뿌려서 살짝 절인다. 이때 소쿠리 밑에 그릇을 받쳐서 소금과 오이 물을 받아서 나중에 사용한다.

이제 김칫소를 만들 차례. 무, 부추, 배를 3㎝ 정도 크기로 먹기 좋게 채 썬다. 믹서에 소금을 조금 넣고, 생수를 넣어서 갈아서 재료에 버무린다. 다진 마늘이 없으면 통마늘을 2, 3쪽 넣어서 함께 갈아서 사용하면 된다.

절여진 오이에 속 재료를 꽉꽉 채워 넣어서 조금 익혔다가 냉장고에 넣으면 된다. 열무보다 오이는 쉬기 쉬워서 오랫동안 익히면 좋지 않다. 깻잎을 좋아한다면 속 재료를 깻잎 서너 장에 넣어서 오이 속에 넣어도 향긋하게 괜찮다고 소개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오이는 한 번에 많이 하면 물러지고 쉰다. 먹을 만큼 담가서 아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열무물김치>

열무 씻지 않고 소금물에 절여야

보리쌀풀로 낸 국물 가장 맛 좋아

냉장고 보관 시기, 물방울 생길 때

△주재료: 열무 2단(열무 절일 때: 굵은 소금 ½∼1컵, 물 3ℓ)

△속 재료: 양파 2개, 홍고추, 풋고추 10개씩

△국물 재료: 마늘 2통(12쪽), 소금 2큰술, 밀가루풀물 ½컵

△만드는 방법

1) 열무 다듬기.

2) 열무를 소금물에 20∼30분간 담근다.

3) 마늘, 생강, 밀가루 풀, 소금을 믹서에 넣고 간다.

4) 절인 열무를 씻는다.

5) 열무에 양파, 고추를 썰어서 넣고, 믹서에 간 국물 재료를 넣은 후 함께 버무린다.

열무물김치

"깍두기는 바로 소금을 뿌려서 절이지만, 다른 것들은 그렇게 하면 써져요." 김 수석부회장은 열무를 씻지 않고 소금물에 절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양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도 했다. 열무를 깨끗이 씻어서 열무에 소금을 흩뿌릴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굵은 소금(천일염)을 반 컵에서 한 컵 정도 녹인 소금물에 열무를 20분간 넣으면 된다. 열무 양과 간에 따라 소금량은 조절해야 한다.

국물은 밀가루풀을 이용하면 된다. 물김치 풀은 찹쌀풀, 쌀풀, 보리쌀풀, 밀가루풀 등을 쓸 수 있다. 이 가운데 보리쌀 찬밥을 이용한 풀이 가장 맛이 좋지만, 풋내를 없애는 데 가장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이 밀가루풀이라고. 냄비에 물을 끓이다, 밀가루 반 컵(3큰술)을 냉수 2컵에 푼 것을 넣으면 된다. 저어서 끓을 때 불을 끄면 밀가루풀이 완성된다.

절인 열무는 '아기 다루듯 살살' 물에 서너 번 헹군다. 물살에도 연한 열무가 멍이 들 수 있기에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피해서 살살 씻는 게 포인트다. 멍든 열무는 풋내가 난다.

열무에 국물 재료를 넣고, 양파, 고추를 썰어 넣어서 익힌다. 아침에 김치를 담갔다면 오후에, 오후에 김치를 담갔다면 다음날 오전에 냉장고에 넣는다. 날씨 상황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서 적절히 살짝 익었을 때 냉장고에 넣으면 된다. 약간 익은 냄새가 나고 물방울이 보글보글 올라오면 냉장고에 넣을 적기다.

TIP-재료 고르는 법

◇어떤 열무가 맛있나

- 단으로 묶여있는 것보다 상자에 든 것.

- 솜털 같은 게 많은 것.

- 보기에 굵고 진한 것은 질기다. 연한 것이 부드럽다.

- 무뿌리가 조금 달린 것이 좋다.

열무

◇어떤 오이가 좋은가

- 색이 진한 취청오이(청록색오이)는 육질이 단단해서 오이김치나 볶음용으로 좋고, 백오이는 즙이 많고 육질이 연해 오이지나 피클, 무침용으로 좋다.

- 길쭉한 것보다는 짧고 통통하며 가시가 살아 있는 것.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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