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윤태원·염진아 부부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사는 윤태원(36)·염진아(34) 씨는 변호사 부부다. 2012년 나란히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후 울산에서 일하다 고향 마산으로 왔다. 태원 씨는 국선 변호사로 있으며, 진아 씨는 개인 법률사무소를 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도 법 공부를 함께하면서다.

둘은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1기다. 1~2학년 때 함께 스터디를 하다가 3학년 초 연인 관계로 이어졌다. 연애 시작 무렵, 얽혀 있는 상황이 있기는 했다. 진아 씨 설명이다.

"여럿이 스터디를 하다 둘만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호감을 느끼게 됐죠. 남편이 먼저 마음을 표현했는데요…. 남편이 그 말을 꺼내고 있는데 전 여자친구한테서 전화가 오는 거예요. 남편은 깨끗하게 정리하고 저한테 고백하는 거라고 했지만, 드러난 상황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그분과 완전히 매듭지은 후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죠."

태원 씨는 한동안 진아 씨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진아 씨가 더 이상 신경 쓸 일이 없도록 했다. 그렇게 연애가 시작됐다. 그리고 얼마 후 태원 씨는 진아 씨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렸다. 그런데 첫 대면은 아니었다. 2년 전이었다. 진아 씨는 어머니와, 태원 씨는 당시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갔다가 극장에서 우연히 만났고, 그때 인사 나눈 적이 있었다.

왼쪽부터 염진아, 윤태원 씨

진아 씨 어머니도 당시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아 씨 어머니는 모두에게 머쓱할 그때 기억을 굳이 들춰내지 않으며 두 사람을 배려했다.

둘은 연애 초반에 작은 오해로 큰 위기를 겪기도 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진아 씨는 특히 가족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남편이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제 가족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렸죠. 한번은 제 여동생 생일이었어요. 저는 남편이 당연히 제 집에 함께 가는 것으로 생각해 말을 안 했는데, 남편은 그것 때문에 서운해하더군요. 그게 커져서 저는 '가족과 잘 지내지 않는 사람은 싫다'며 헤어질 결심까지 했죠. 물론 서로의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걸 나중에 확인했죠. 후로는 그런 부분 때문에 서운할 일은 전혀 없어졌죠."

2년간 연애한 태원·진아 씨는 정신없이 결혼 준비를 했다.

"2012년 1월 초에 변호사 시험을 봤어요. 그리고 2월 대학원 졸업식 때 양가 부모님이 함께 오셨다가 자연스레 인사 나누게 됐어요. 그 자리가 곧 상견례 자리가 되면서 결혼이야기까지 나왔죠. 저희 둘은 구체적인 결혼 생각이 없었던 상태였고, 시험 결과도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죠."

다음 달 다행히 나란히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변호사 일을 준비하면서 결혼식까지 치렀다. '허니문 베이비'까지 들어서 지금은 세 살, 5개월 된 아이를 두고 있다.

진아 씨는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인근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뒤이어 울산에서 마산으로 온 태원 씨 국선 전담 사무실이 공교롭게도 진아 씨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마련됐다. 주변에서는 '집에서도 부족해 밖에서도 마주해야 하는 둘'에 대해 애석한 눈길을 보낸단다. 하지만 둘은 드러나지 않은 잉꼬부부다. 노래 가사처럼 '비 오는 수요일'이면, 태원 씨가 진아 씨에게 장미꽃 안겨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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