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검진을 받았다며 출석하지 않는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황당한 상황에 빠졌다.

7일 경남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컴퓨터 사용 사기' 수사 대상으로 특정한 피의자 A(27)씨에게 지난 2일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5일 메르스 관련 검진을 받아 결과가 나올때가지 출석하지 않겠다"고 경찰에 통보해왔다.

이에 경찰은 A씨가 메르스 검진을 받았다고 주장한 경기도 모 병원에 문의했고, 그의 말이 거짓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출석을 피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단해 그에게 재차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A씨가 "당시 혼수상태였으며 친구들이 병원으로 데리고 갔는데 어느 병원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출석요구를 다시 거부했다.

경찰은 A씨를 강제 구인했다가 만에 하나 그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으면 조사한 경찰관 등 여러 접촉자를 격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그가 스스로 출석할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말 검진을 받았는지를 알 수 없어 A씨가 출석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면서 "메르스 탓에 형사사건 뿐 아니라 민사사건 등 경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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