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학교 2곳 휴업 사유·현황 제대로 파악 못해…체험학습 시행여부 조사 않아 '학부모 불안 가중'

경남교육청이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일선 학교 2곳을 휴업 조치하면서 제대로 현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우왕좌왕해 학부모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교육청은 4일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한 사천지역 학교 2곳이 이날 하루 휴업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날 '메르스 관련 현황 보고'를 통해 "메르스 의심환자로 음성 판정을 받았던 ㄱ(51) 씨의 딸이 다니던 학교와 ㄱ 씨가 최초 치료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실습했던 학생이 다니던 학교 등 2곳에 휴업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ㄱ 씨는 사천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교가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허위 보고를 한 셈이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지난 3일 ㄱ 씨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 엄청난 소문이 떠돌아 학교로서는 초비상이었다"면서 "학생이 실습 중인 병원에 ㄱ 씨가 갔는지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ㄱ 씨의 거주지가 학교 인근이다 보니 불안한 학부모들의 요구가 빗발쳐 긴급하게 휴업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메르스 대처와 관련한 도교육청의 안이한 태도다. 휴업 결정을 내린 이튿날 오후까지도 도교육청은 정확한 휴업 사유나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메르스 감염병 대책반을 구성했지만, 정작 안전보고 체계에 허점을 드러냈다.

또한 일선 학교에 단체활동 자제를 당부하면서도 수학여행 추진 실태만 조사하고, 체험학습은 파악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안전 담당부서에서 수학여행 실태를 조사하는 것으로 아는데, 체험학습과 관련해서는 특별지시가 없어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스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경남에도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학교가 줄을 잇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6월 중에 수학여행이 예정된 초·중·고등학교는 모두 65곳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창원과 진주·통영·사천 등 50곳 학교가 무기한 연기하거나 일정을 하반기로 미뤘다. 창원·의령·산청 등 3곳은 아예 수학여행을 취소했고, 5곳은 추이를 지켜보며 수학여행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재 수학여행이 진행 중인 학교는 일정과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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