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취소 땐 불안감 가중될 것으로 판단해 열었다"…괴담 유포자 상대 고소장 제출 등 지역사회는 시끌

사천지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에 휩싸였다. 학교는 휴업 조치가 내려지고, 병원이 '메르스 괴담' 유포자를 처벌해달라며 고소장을 내는 등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이런 가운데 시가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시민 대토론회를 강행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4일 경남도교육청과 사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메르스 의심환자로 1차 '음성' 판정을 받은 ㄱ(51) 씨의 자녀가 다니는 삼천포여고 등 2개 학교에 대해 휴업을 결정했다.

사천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각종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사천시장기 배구대회(7일), 사천시장배 전국댄스스포츠대회(7일), 시장배 고등학교 스포츠 동아리 클럽대항 체육대회(12일), 제17회 박재삼문학제(12일), 시장기 야구대회(14일, 21일, 28일) 등 이번달에 예정된 각종 행사를 연기했다. 다만, 6일로 예정된 제60회 현충일 추념행사는 공식행사를 하지 않고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 자율 개인 참배로 대체했다.

하지만 시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 사천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수많은 시민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날 송도근 시장은 보건당국 관계자로부터 여러 차례 메르스 의심환자 관련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 사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민 대토론회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문제는 이 의심환자가 만약 메르스로 확정 판정을 받으면 또 다른 1세대 환자로 여러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시가 시책을 관철하고자 시민의 건강은 '나몰라라' 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의심환자 발생 당일 시민 대토론회 개최 여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만약 행사를 취소하면 시민에게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일정대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율적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사천 삼천포서울병원은 이날 한 네티즌을 상대로 사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병원 측은 인터넷 네이버 카페인 '진주아지매'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SNS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해 병원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영업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사천경찰서는 삼천포서울병원의 고소 사건을 사이버수사팀에 배당해 IP 확인 작업을 벌이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병원 관계자는 "한 네티즌이 '삼천포화력발전소 직원 3명이 최근 두바이 출장 후 현재 발열이 심해 삼천포서울병원에 격리 조사 중이고, 삼천포서울병원이 메르스 지정병원이니 조심합시다'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입원환자들이 퇴원에 대해 문의하는 등 불안해하고 있고, 외부 환자의 발길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메르스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대다수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이때 확인되지도 않은 허위 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SNS를 통해 확산시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중죄"라며 "이 같은 내용이 유포되면 사천지역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민의 불안감을 없애고 의료기관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허위 괴담은 근절돼야 한다"며 "삼천포서울병원에는 메르스 의심환자가 진료를 했거나 입원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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