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시민, 병원 진료 예약 취소 속출

경남에서 3일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한때 긴장했으나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됐다. 하지만 격리대상자가 하루 새 크게 늘면서 도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더욱 증폭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검사를 의뢰하거나 메르스 증상과 검사 방법을 문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선 종합병원에는 예약된 진료를 취소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저 메르스인가요?" = 창원시보건소는 하루에 30통 이상 메르스 관련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열과 기침이 난다며 메르스 증상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전화가 많다. 일부는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의뢰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도내 한 병원은 국내 첫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병원 관계자는 "유언비어를 확인하거나 메르스 환자 입원 여부를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또한 메르스 의심이 된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심지어 불안감에 진료나 수술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상에는 감염을 예방하고자 손 세정제와 일명 메르스 마스크로 알려진 N95마스크(식약처 기준 KF94)를 구입하는 사람도 늘었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을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다단계 업체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공기청정기가 메르스 바이러스를 거른다고 구입을 권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고객센터와 통화했더니 메르스를 거른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며 황당한 경험을 전했다.

◇메르스, 어떻게 진단하나 = 메르스 의심환자(신고자) 본인(의료기관)이 지역 보건소에 신고를 하면 즉시 역학조사반이 파견되고 검체를 채취한다. 현재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에만 메르스 진단 시약이 공급됐기 때문에 도내에서는 1차적으로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검사를 한다. 보통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정도(1건의 경우) 걸리며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자가격리, 양성이 나오면 질병관리본부(청주시 오송읍)에서 2차 검사가 진행된다. 여기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이다.

경남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검사 시약 48테스트를 확보해 두고 있다.

경남보건환경연구원은 "예비실험을 한 뒤 2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3일) 32테스트 남았다"면서 "한 명 하는 데 4테스트가 소요되며 여러 명을 한꺼번에 하면 더 적게 든다"고 말했다.

한 명씩 검사를 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경남도의 보유분은 8명 정도. 하지만 메르스가 확산하면 현재 확보한 시약과 인력 등이 부족해 검사기관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그럴 일은 없다"며 "질병관리본부와 실시간으로 검사 상황을 체크하고 부족하면 검사 시약을 더 확보할 수 있다. 검사기관을 확대하는 것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