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산업 연구 현재진행형" 주말 사람들로 문전성시…김 관장 노하우 배우러 지자체서도 발걸음 잦아

지난주 '그 사람 그 후' 코너에 박연묵(82) 사천 교육박물관장 이야기가 담겼다. 이를 본 한 독자는 김현철 김씨박물관장 근황도 알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박 관장 관련 소식에서 김씨박물관장을 떠올렸다는 건, 그리 이상하지 않다. 두 사람 모두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를 모으고 기록한다. 또한 전시 공간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가 발걸음 하는 명소가 되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현철(61·사진) 김씨박물관장은 근대유물수집가로 유명하다. 전축, 검은색 다이얼 전화기, 괘종시계, 흑백 사진 등 옛 시절 소품·사진을 모아 전시해 놓은 곳이 김씨박물관(창원시 진해구 소사동)이다. 1960년대 가게와 뒷골목도 옮겨놓았다.

그를 만난 건 2년 전 늦겨울이었다. 진해 관련 취재를 위해 박물관에 들렀다가 그를 만나 지역 근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을 수 있었다. 첫 만남이었지만, 그는 가만있질 못하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또 어떠한 일을 벌일지 기대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현재 그는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김씨박물관은 주말에는 줄을 설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박물관에 있는 앙증맞은 카페는 여전히 그의 딸이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박물관에서 30m가량 떨어진 곳에 '스토리텔링 박물관-소사주막'을 개관했다. 2009년부터 준비했으니 5년이나 걸렸다. 작은 것 하나까지 스스로 만들고 작업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실제 주막이 있던 자리다. 그리고 한국에 온 최초의 호주인인 데이비스 선교사가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뜨내기손님이 모이는 옛 시절 주막은 '이야기'가 모이고 또 퍼져나가는 공간이었다. 스토리텔링 박물관과 연결되는 이유다.

사실 김씨박물관·소사주막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이야기산업'을 끌어내기 위한 창조 아지트다.

"근래 들어 스토리텔링을 많이들 말합니다.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일 때 사람들이 감동합니다. 미래산업은 창조·창의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곧 이야기산업입니다. 저는 이야기를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이론과 실제를 쌓아가는 작업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엮어 영화·드라마·뮤지컬로 연결하기도 합니다. 진해 독립영화사 '소금'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산업 관련한 책도 곧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담은 TV 다큐멘터리가 방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근대유물과 이를 전시한 공간, 이야기산업에 대한 마인드를 배우기 위해 많은 자치단체에서도 찾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창원시 공무원이 부지런히 발걸음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부산 영도구청에서 온다고 하길래 에너지 많이 소비된다고 오지말라고 했어요. 창원시 공무원 한 친구는 거의 출퇴근하다시피 해요. 허허허."

창원시에서는 지난 1월 연간 관광객 1000만 명을 목표로 한 '주요 관광지 활성화 계획'을 내놓았다. 김씨박물관도 한몫하게 될 관광 콘텐츠다. 문학탐방 3코스(진해)가 김달진 생가∼김씨박물관∼웅천읍성∼주기철 목사 기념관(4.8㎞)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건강이 썩 좋지 않아, 찾는 이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근대문화를 통한 이야기 만들기 작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미래산업은 콘텐츠인데, 창원은 풍성한 근대이야기를 가지고 있기에 활용하기 좋죠. 제가 멋진 걸 준비하고 있는데, 기회 되면 다시 알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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