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합천군 당혹감 속 진의 파악 분주…'의무급식 조례 통과 관련 있나'의구심

경남도가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2017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와 '2017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을 개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산청군과 합천군은 반신반의하면서 경남도의 진의 파악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엑스포 준비를 해온 산청군은 물론 주민마저 충격에 휩싸였다.

허기도 산청군수는 "갑자기 도가 협의도 없이 그렇게 발표해 현재로서는 도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다시 개최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의회 정명순 부의장도 "2017년 엑스포를 당연히 개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는데 갑자기 도가 왜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는지 모르겠다"며 엑스포 개최 취소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2013년 열린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 행사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군청 한 고위간부는 "국제행사를 기초자치단체에서 단독으로 개최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국제행사 신청조차도 못한다"며 "기초지자체가 국제행사를 열려면 광역단체와 함께 개최해야 하는데 도가 하지 않는다면 이의 제기도 못 하는 상태로 2017년 엑스포는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주민들은 "동의보감촌에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데 엑스포를 개최하지 않는 것은 낭비"라며 "낙후한 산청 발전 등을 위해서라도 엑스포는 꼭 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이번 엑스포 취소가 산청군의회의 의무급식 조례 개정안 통과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합천군도 마찬가지다.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은 2017년 9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45일간 합천군과 해인사 일원에서 치르는 행사다.

그러나 경남도가 투자 대비 효과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국제행사 개최를 지양하기로 했다고 밝히자 반발이 예상된다.

2013년 열린 합천 대장경 세계문화축전 행사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합천군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며 "앞으로 대장경 문화축전을 축소해 진행할지 아니면 폐지할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대장경 엑스포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해인사 측은 공식 의견은 종무회의나 실무위원회를 통해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민들은 "경남도가 추진하려는 재정건전화 정책에는 일부 동의한다"면서도 "그렇다고 그동안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을 추진하고자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투자 대비 효과 측면에서 낮다며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혀 앞으로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경남도 재정점검단은 지난 29일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와 (합천)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을 재정 건전화 정책의 하나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도는 "앞으로 투자 대비 효과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큰 국제 행사는 열지 않을 것이며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불필요한 재정 수요를 과감히 손질해 민선 6기 임기(2018년 6월 말) 내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채무 제로'(올 3월 말 현재 6700억여 원)를 달성하겠다"며 "앞으로 지방재정은 미래성장 동력 확충과 서민복지 등 꼭 필요한 부분에만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그 첫 방안으로 올해 초 '경·부·울 상생 발전과 부산 재도약'을 내걸고 부산시가 제안한 '2028 하계 올림픽' 공동 유치를 거절했다.

또한, 도가 산청군·합천군과 각각 공동 주관해 열어온 대규모 축제인 '2017년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와 '2017 대장경 세계문화축전'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는 2017년 9∼10월 45일간 산청 동의보감촌 등에서 열릴 예정으로 국비 50억 원, 도비 50억 원, 군비 50억 원 등 모두 15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산청 엑스포는 2013년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45일간 열렸으며 그해 행사비로 518억 원(국비 154억 원, 도비 154억 원, 군비 128억 원, 기타 82억 원)이 들어갔다.

합천군과 해인사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은 2017년 9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45일간 개최돼 90억 원(국비 45억 원, 도비 22억 원, 군비 2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었다.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은 지난 2011년과 2013년 9월부터 11월까지 격년제로 열렸고, 각각 306억 원과 187억 원이 행사비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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