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내달 초 신고리 1·2호기 전력 765㎸ 선로로 송전…반대대책위 "3호기 가동 어려워지자 약속 어기고 강행"

한전이 6월 초 밀양송전탑 등 신고리→북경남변전소 765㎸ 선로로 본격 송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예정했던 신고리 3호기 전력 송전이 아닌 기존 신고리 1·2호기 송전이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계획했던 신고리 3호기 송전이 가동허가 보류로 어려워지자 기존 선로를 이용하던 신고리 1·2호기 송전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28일 한전 밀양송전선로 건설 특별대책본부 관계자는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6월 초부터 '신고리 원전-북경남변전소 765㎸ 송전선로'의 상업운전을 개시하기로 했다"며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시험 송전을 해온 결과 설비·운영상 문제점이 없었다. 그간 345㎸ 선로로 우회 송전을 해온 신고리 1·2호기 전력을 이 구간 선로로 6월 초부터 본격 송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1·2호기 송전 계획은 처음부터 공표됐던 이 선로의 용도였다. 계획에 없던 게 아니다. 상업운전은 신고리 1·2호기 생산전력을 북경남변전소로 보내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등 영남권지역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2005년 송전탑 건설 주민설명회 이후 11년, 주민 2명의 자살과 숱한 연행·구속 사태 속에서 줄곧 반대운동을 해온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 분석은 달랐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한전은 지난 몇 년간 내내 '신고리 3호기가 곧 완공되는데, 밀양송전탑 반대주민때문에 전기를 못 보내서 전력대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대화와 대안 모색의 기회를 걷어차고 공권력을 동원해 철탑을 완공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런데 신고리 3호기의 완공은 부품 위조사태·리콜 등으로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고, UAE와의 수출계약서에 명시된 2015년 9월 가동도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완공된 송전선로를 계속 놀릴 수도 없고, 자신들에게 돌아올 비난이 부담스러우니 기존 송전선로로 보내고 있는 신고리 1·2호기 전력을 당겨와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간 시험운전 결과에 대해서도 입장이 달랐다.

대책위는 "우리는 지난 5개월간의 시험 송전 때부터 전자파와 송전 소음 등으로 고통받아왔다. 우리는 상업운전 시행 이후, 전자파와 소음 측정 등 주민 피해를 자체적으로 실사하고 적극적인 민원 제기 등을 통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끈질기게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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