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창작집단 가배 <물고 뜯고 싸우고 사랑하기>무대에

공연창작집단 가배의 연극 <물고 뜯고 싸우고 사랑하기>는 김광탁 작가의 <황소, 지붕 위로 올리기>를 세미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가배는 그동안 도내 무대에 올려져 우리에게 친숙한 연극을 소극장용 뮤지컬로 만들었다. 가배뿐만 아니라 극단 마산, 김해 극단 이루마가 <황소, 지붕 위로 올리기>를 선보인 바 있다. <물고 뜯고 싸우고 사랑하기> 줄거리는 원작과 큰 차이가 없다.

중학교 과학 교사인 아내와 실직한 지 5년이 된 남편. 이들은 삐거덕거리는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소한 말다툼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준다.

그러다 아내는 얼굴 좀 마주 보며 살자고 여행을 제안한다. 행복을 다시 느끼려고 출발한 여행은 순탄치 않다. 불국사로 향하는 동안 그들의 대화는 오해와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예기치 못한 상황까지 겹치면서 언성이 자꾸만 높아진다.

연극 <물뜯사> 한 장면. /공연창작집단 가배

하지만 둘만의 시간에서 이어지는 대화는 어느새 서로 이해하게 된다. 이들은 늦은 밤 불국사를 저만치 두고 별을 함께 바라본다.

<물고 뜯고 싸우고 사랑하기>는 노래로 극을 살렸다. 평범한 줄거리와 단순한 무대장치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을 창작곡과 대중가요로 흥을 돋웠다.

또 원작의 '멀티맨' 역을 남녀주인공이 맡아 재미를 더했다.

구채민과 여주인공을 맡은 김정희는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학부모, 경찰관, 선생, 스님, 옆집 여자, 첫사랑 남자 역으로 바뀌어 무대에 등장한다.

완벽하게 변신하지 않은 채로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는 극의 흐름을 끊기보다 코믹적인 요소가 더해져 관객에게 유쾌함을 선사했다. 또 이들이 남편과 아내의 모습만이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성격과 개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작품은 특별할 것 없는 우리네 부부상을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겁게 풀어낸다. 감칠맛 나는 대사도 관객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한다.

단 극에서 다소 어색하게 시작하는 뮤지컬과 전문적이기보다 아마추어처럼 부르려는 배우의 노래는 조금 아쉽다.

28~31일, 6월 4~7일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전석 2만 원. 창원 창동 가배소극장. 문의 070-8201-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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