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셋째 가질 계획 없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셋째요? 전혀요!" 얘길 하다가 "셋째가 딸이라면 10% 정도는 생각해 볼게요" 농담으로 이야기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는 나만 하는 게 아니다. 요즘 또래 아기 엄마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보통 공통적인 말들을 많이 듣게 된다. 아들 하나 있는 아이 엄마에게 '왜 둘째를 낳지 않느냐'라고 물어보면 '딸 낳고 싶은 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까 그냥 안 낳는 거다'라고 이야기하고 아들이 둘 있는 엄마는 셋째를 낳고 싶어도 또 아들일까봐 겁이 나서 못 낳겠단다. 반대로 딸 하나 있는 엄마들은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으니 오히려 둘째 가지는 게 쉽겠다고 물어보면 나름 그들도 낳고 싶은 성별의 아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고민 중이었다.

결혼하고 아이 가지는 순간부터 우리 아이는 딸이었으면,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이야기를 하고 가족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우리는 딸 둘 낳자, 우리는 딸 하나 아들 하나 낳자, 우리는 성별 상관없이 셋 낳자 등 그런 계획들을 세우지만 첫 아이부터 쉽진 않다. 부모가 계획했던 대로 딸이면 딸, 아들이면 아들이 딱 나오면 좋겠지만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성별이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첫 아이를 낳고 난 이후에는 첫 아이 성별로 인해 둘째는 못 낳겠다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만약에 부모가 아이의 성별을 정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듯이 아들 누르면 아들 나오고, 딸 누르면 딸이 나오면 둘째 셋째 성별 고민할 필요 없고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부모들은 원하는 대로 고민 없이 딸 아들 낳을 수 있어서 어쩌면 지금보다 출산율이 더 올라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있을 수 없는 일!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딸 아들을 맞춰보기 위해 엄마 아빠의 몸을 산성이니 알칼리성이니 해서 고기나 채소만 먹게 하기도 하고 몇 시에 아이를 가지면 딸이라더라 아들이라더라, 배란일에 아이를 가지면 딸이라더라 아들이라더라, 이 약을 먹으면 딸을 낳는다 아들을 낳는다 등 별의별 카더라 통신에서부터 그 절박한 부모들의 심정을 이용한 상업적 상술까지 난무하는 게 요즘 현실이다.

아이를 갖고 싶은데 못 낳아서 절박해서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보는 게 아니라 아이의 성별을 결정하기 위해서 증명되지 않은 여러 방법을 쓰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그 방법을 했다고 해서 원하는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지도 않고 너무나 많은 카더라 통신 때문에 오히려 더 혼란만 가중되어 실망만 커질 뿐이기 때문이다.

김성애.jpg
딸도 아들도 키워보니 그 나름의 매력이 있고 고충이 있다. 나에게 찾아온 우리 아이들, 키우면서 보니 딸 아들 상관없이 너무나 예쁘고 소중한 보물들이다. 부부간 사랑의 결정체인 우리 아이들! 성별이 문제가 아니다. 성별에 관계없이 우리에게 찾아와준 그 아이들에게 성별 때문에 실망하지 말고 그 아이들이 찾아온 그 자체가 기적임에 감사하고 기쁘게 받아들여 봄은 어떨까? 나도 이제 누가 어떤 성별 원하냐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하리. 딸 아들 상관없어요!

/김성애(구성작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