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2만 원 치킨 '그것이 알고 싶다'

우리나라 국민들 치킨 참 좋아하죠. 그 인기에 힘입어 대구, 인천에서는 치킨 페스티벌도 열렸습니다. 지난해 대구 치맥페스티벌에는 62만 명가량이 참가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시원한 맥주와 짝을 이룬 치킨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국민 간식 치킨이 2만 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 한 가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치킨 주재료인 생닭인데요.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주로 사용한다는 10호(1㎏) 닭 가격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저희 기자들은 왜 치킨 가격이 2만 원 가까이 올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국민 1인당 닭 소비량(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은 1990년 4㎏에서 2000년 6.9㎏으로 늘었고, 한·일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는 8㎏으로 20년 만에 2배 증가했다. 2010년에는 10㎏대에 접어들었고, 2013년 11.5㎏, 2014년 12.45㎏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바야흐로 치킨공화국에 살고 있다.

현재 가장 비싼 치킨은 BBQ에서 나온 '베리링' 치킨과 BHC에서 출시한 '순살뿌링클핫' 치킨으로 1만 9900원이다. 이 밖에도 BHC '순살 파닭'은 1만 9500원, 네네치킨 '스노윙치킨', '네네 마늘치킨'과 BBQ '치즐링' 치킨은 1만 9000원 등으로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한다.

치킨 주재료인 생닭 10호(1㎏) 가격은 지난해보다 15.4%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1일 닭고기 1㎏ 소매가격은 5257원으로 1년 전의 6128원보다 871원 내렸다. 생닭 값은 내리는데 치킨 값은 2만 원에 육박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소비자 요구에 맞춘 새로운 맛에 환호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소스 하나 달라졌을 뿐인데 가격이 2000∼3000원 차이가 나다 보니 불만을 나타내는 이도 많다. 호화 연예인 광고비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거기다 치킨 주재료인 생닭 10호 가격은 지난해보다 15.4%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1일 닭고기 1㎏ 소매가격은 5257원으로 1년 전의 6128원보다 871원 내렸다. 주 재료 값은 내리는데 치킨 값은 오른 이유는 뭘까.

치킨 원가를 살펴보니 생닭 가격은 약 5000원으로 총비용의 20%에 불과했다. 생닭과 튀김기름, 튀김가루, 반죽, 치킨무, 소금, 소스, 포장 등 순수하게 치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총비용은 8000∼1만 원이다. 여기에 인건비, 임차료, 가스비, 전기료와 광고비, 서비스비(쿠폰) 등이 더 들게 된다.

그러나 가격이 올라도 가맹점 마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만 7000원일 때 3400원에서 1만 9000원일 때 3800원으로 400원밖에 오르지 않는다.

이렇듯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오르다 보니 반사이익을 얻는 곳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일명 '옛날 통닭(저렴한 가격대의 통구이 치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옛날 통닭은 한 마리 가격이 6000원을 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치킨점들은 하나같이 물가 상승률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옛날 통닭은 어떻게 싼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 걸까.

먼저 옛날 통닭은 10호 닭보다 200g가량 적은 8호 닭을 사용하는데 8호 닭은 3000원대로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사용하는 닭보다 싸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치킨점에는 필수로 포함된 소스, 치킨 무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또 배달이 안 되고 배달이 가능한 곳은 소비자가 퀵서비스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치킨 값이 워낙 싸다 보니 마진이 30%라도 닭 한 마리를 판매해 2000원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찾는 소비자가 많아서 최근 가게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에는 최근 6개월 사이에 옛날 통닭 가게가 3곳이나 들어섰다.

소비자들은 옛날 통닭을 선호하는 이유로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을 꼽았다.

한 옛날 통닭 가게를 찾은 김재완(38·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씨는 "평소 치킨 무를 먹지 않아 그 돈으로 소스를 두 개 샀다"면서 "필요 없는 치킨무·광고 비용을 내면서까지 치킨을 먹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옛날 통닭은 그런 면에서 가격이 합리적이고 무엇보다 변함없고 질리지 않는 맛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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