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접근성·군항제 관광객 등 객관·정밀 분석…소모적인 갈등 줄일 수 있어 시정 활용 확대 전망

'일정한 처리 능력을 벗어나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결론을 찾는 기술'.

'빅데이터(Big Data)'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다. 창원시가 적극적인 빅데이터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창원시는 이미 지난해 6월 '빅데이터를 이용한 업무혁신과 아이디어 활용'이라는 정책을 제안해 '정부 3.0 선도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 4월 1~10일 열린 군항제 관광객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의미 있는 자료를 뽑아내기도 했다. 군항제 이전에 빅데이터 활용 대상을 보면 △마산 어시장·상남시장 비교 △유동인구 거주 인구 분석 △야구장 후보지 분석 등이 눈에 띈다.

특히 새 야구장 접근성 분석 자료는 유력한 갈등 해소 도구로써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마산종합운동장 단시간 접근성 높아 = 애초 새 야구장 입지 선정 과정에서 후보 1순위는 창원종합운동장이었다. 마산종합운동장이 2순위, 진해 옛 육군대학 터가 3순위였다. 여러 가지 항목이 있지만 접근성만 놓고 보더라도 창원종합운동장이 가장 유리한 조건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하지만,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안전행정부 국토해양부, 통계청 자료와 이동통신사 제공 자료 등을 합산하면 접근성이 가장 높은 곳은 마산종합운동장이다. 마산종합운동장은 15분 거리 내 주거인구 41만 2540명, 직장인구 18만 9407명으로 분석됐다. 창원종합운동장은 15분 거리 내 주거인구가 6만 538명, 직장인구가 1만 5030명이며 진해는 주거인구 7만 778명, 직장인구 1만 1798명으로 나왔다.

30분 거리 내 주거인구는 마산 60만 5786명, 창원 51만 673명, 진해 20만 9766명이다. 직장인구는 마산 17만 9799명, 창원 24만 7052명, 진해 12만 1730명이다. 창원시는 45분 거리, 60분 거리 데이터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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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장 후보지 접근성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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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장 후보지 접근성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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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장 후보지 접근성 분석 결과.

이상문 창원시 공보관실 계장은 "정부와 통계청 자료, 이동통신사 내비게이션 자료 등을 합산해 분석했다"며 "방대한 자료를 통해 의미 있는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에서 찾은 내용 한 가닥을 근거로 지금 새 야구장 위치 선정 당위성을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눈여겨볼 대목은 시정 추진 과정에서 불거지는 소모적인 논란을 피할 길을 빅데이터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끼어들 틈이 좁은 방대한 데이터가 제시하는 방향은 그런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정밀해진 관광객 분석 = 최근 창원시가 군항제 관광객 분석에 적용한 빅데이터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동통신사 가입자가 통화 또는 데이터를 사용할 때 생기는 신호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군항제를 찾은 관광객은 311만 5000명 정도다. 창원 시민이 143만 5000여 명, 다른 지역 관광객이 167만 9000여 명이 방문했다. 언론이 보도했던 일반적인 추정 수치가 252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제법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시·군·구별 관광객 방문자 수도 확인할 수 있다. 군항제를 가장 많이 찾은 지역은 김해(14만 4921명)며 2~6위까지 부산, 7위가 거제(4만 6291명)다. 특히 10위 경기도 평택(2만 9842명), 17위 대구 달서구(1만 8489명), 18위 강원도 동해시(1만 7949명) 같은 자료는 빅데이터 활용 전에는 추정조차 할 수 없는 수치다. 이 자료를 통해 30대 남성(25만 8314명), 40대 여성(16만 485명)이 가장 많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지난 4월 4일 오후 4시를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몰린 날로 특정할 수 있었다.

◇창원시, 적극적인 빅데이터 활용 = 출발 단계지만 창원시는 의욕적이다. 올해 빅데이터 활용 예산으로 4억 5000만 원을 배정했다.

빅데이터 활용 기획안은 낸 이상문 계장은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더 효율적인 행정 관련 분석이 가능하다"며 "빅데이터를 시정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계장이 연구 단계에서 진행한 △유동·유입인구 분석 △상권 분석 △CCTV 현황 등 프로젝트는 빅데이터가 지닌 가능성을 다양한 방향으로 제시한다.

물론 빅데이터 활용을 걱정하는 눈길도 있다. 기본이 되는 주요 자료가 이동통신사를 통한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인 만큼 사생활 침해와 보안 문제가 걸리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계장은 "관련 법이 사생활에 해당하는 자료에 대한 접근을 철저히 차단한다"며 "불특정 다수의 방대한 자료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인 만큼 사생활 침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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