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귀화 기자의 요리조리]아, 달콤한 인생

<아이들에게 선물할 요리>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먹을거리, 간편하게 만들어서 선물할 만한 요리를 고민했다. 마침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윤거일 지음, 도서출판 피플파워) 책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창업을 한 쇼콜라티에(chocolatier·초콜릿 요리사) 최혜정 대표의 '녹다' 스튜디오 편을 읽게 됐다. 최 대표는 건축을 전공해 관련 분야 일을 하다 취미로 초콜릿 요리를 배우면서 창업까지 했다.

녹다 스튜디오 최혜정 대표.

옳거니! 그 길로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에 있는 '녹다'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디저트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하자, 청포도 초콜릿과 망디앙(Mendiant)을 추천했다. 청포도 초콜릿은 청포도에 화이트 초콜릿을 입혀 만드는 것이고, 망디앙은 다크 초콜릿에 견과류를 얹은 것. 망디앙은 벨기에에서 '학생들의 밥'(studenthaver)이라 불릴 정도로, 영양 간식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녹다' 스튜디오에서 두 가지 요리를 배웠다.

◇간단한 재료 준비 = 쉬운 요리, 누구나 해 볼 수 있는 요리 가운데 선택한 메뉴였기에 재료 준비는 간단했다. 청포도 초콜릿은 화이트 초콜릿, 청포도, 민트잎, 나뭇가지, 망디앙은 다크 초콜릿, 견과류와 건과일이 주 재료다. 초콜릿은 카카오 버터 함유량이 많은 커버처 초콜릿(couverture chocolate)을 이용한다. 제과 재료를 판매하는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청포도 초콜릿 = 청포도 초콜릿부터 만들어봤다. 청포도를 알알이 떼어두고, 나뭇가지는 깨끗이 씻어서 말린 것을 이용하면 된다. 청포도와 나뭇가지는 마른 상태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초콜릿을 입힐 때 제대로 입혀지지 않는다.

청포도 초콜릿 재료.

이 요리는 준비한 딱딱한 초콜릿을 잘 녹이는 게 가장 중요했다. 화이트 초콜릿은 특히 타기 쉬워서 주의를 요했다. 사실 그저 초콜릿을 따뜻한 온도에서 녹여서 원하는 형태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초콜릿을 녹이는 과정은 초콜릿도 엄연한 요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만만치 않은 템퍼링 = 최혜정 대표는 템퍼링(Tempering)을 설명했다. 템퍼링은 초콜릿에 함유된 카카오버터를 결정화시켜 안정성이 좋은 상태로 만드는 작업으로, 초콜릿 고유의 광택이 흐르는 깨끗한 표면을 얻고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템퍼링이 제대로 돼야 아삭한 식감도 살릴 수 있다. 광택이 흐르고 작업하기 좋게 만들려고 초콜릿을 높은 온도에서 녹였다가 식히고, 다시 온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청포도 초콜릿에 쓰이는 화이트 초콜릿은 45도까지 초콜릿을 녹였다가 26도까지 온도를 낮추고, 다시 30도 온도를 유지해서 작업을 했다. 온도계를 준비해서 초콜릿 온도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작업했다.

청포도에 화이트 초콜릿을 입혀 만든 '청포도 초콜릿'은 새콤한 청포도 맛과 달콤한 초콜릿의 어울림이 절묘하다.

먼저 온도를 높이려면 딱딱한 초콜릿을 볼에 담아 중탕을 하거나 전자레인지를 돌려서 녹이면 된다. 중탕은 물이 들어갈 우려가 있어 간편한 전자레인지를 택했다. 초콜릿을 전자레인지에 한꺼번에 오래 돌리면 탈 수 있어서 30초씩 돌리고 꺼냈다. 녹은 초콜릿을 실리콘 주걱으로 젓고 온도를 쟀다. 30초씩 4번 돌린 끝에 44.5도가 됐다. 이제는 다시 온도를 낮출 차례. 일반적으로 온도를 낮추는 방법은 대리석을 이용하거나 차가운 물을 이용한다. 대리석 템퍼링은 45도로 녹인 초콜릿을 대리석에서 식히는 것이고, 수랭법은 45도로 녹인 초콜릿을 볼에 담아 차가운 물을 담은 큰 그릇에서 식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손쉽게 가능한 아이스팩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냉동실에 얼려둔 아이스팩을 볼 밑에 둬서 온도를 낮추는 법이다. 초콜릿이 딱딱해지지 않게 계속 저어줘야 했다. 26도가 될 때까지 저은 초콜릿은 다시 전자레인지에서 30도 온도가 될 때까지 돌렸다. 온도가 급격하게 오르지 않게 전자레인지를 5초, 10초씩 돌렸다. 온도계가 30도를 조금 넘자, 청포도에 초콜릿을 입혔다.

초콜릿을 입히기 전에 청포도 윗부분에 잎을 두고 나뭇가지를 끼워뒀다. 청포도에 초콜릿을 충분히 입혀서 유산지 위에 가지런히 세웠다. 초콜릿을 입힐 때 초콜릿을 털어서 굳히지 않으면 세워지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무게 중심을 잡는 데 신경을 썼다. 고생 끝에 먹어본 초콜릿은 왜 청포도를 그냥 먹지 화이트 초콜릿을 입혀서 먹느냐는 물음이 쏙 들어가게 했다. 우유 맛이 나는 화이트 초콜릿의 달콤함과 새콤한 청포도의 어울림이 절묘했다.

◇망디앙 = 망디앙은 다크 초콜릿에 원하는 견과류를 넣으면 된다. 청포도 초콜릿처럼 템퍼링 과정을 거쳤다. 다만 다크 초콜릿은 45도까지 온도를 높이는 것은 같지만, 온도를 27도까지 낮췄다가 32도에서 작업을 했다. 화이트 초콜릿보다 결정화하고 작업하는 온도가 1∼2도씩 높았다. 작업 온도가 맞으면 초콜릿을 짜주머니에 넣어서 매듭을 묶고 구멍을 뚫어 유산지 위에 동그랗게 재빨리 짰다. 굳기 전에 견과류를 원하는 형태로 얹었다. 완성된 초콜릿은 견과류의 고소함이 더해져 그다지 달지 않게 느껴졌다.

다크 초콜릿에 원하는 견과류를 넣어 만든 망디앙. 망디앙은 영양 간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청포도 초콜릿

-재료 (초콜릿 20개 분량)

화이트 초콜릿 150g, 청포도 20알, 민트잎 20장, 나뭇가지 20개

-준비물

믹싱볼, 실리콘 주걱, 온도계, 유산지

-최혜정 대표가 소개한 레시피

1)청포도를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나뭇가지를 민트잎과 함께 청포도에 꽂아 둔다.

2)템퍼링한 화이트 초콜릿에 청포도를 3분의 2 정도 담근다.

3)화이트 초콜릿을 살짝 털어낸 후 유산지 위에 올린다.

4)바로 손을 놓으면 쉽게 쓰러질 수 있으니 굳을 때까지 잠시 잡아 고정한다.

망디앙과 청포도 초콜릿 포장.

◇망디앙

-재료(초콜릿 20개 분량)

다크 초콜릿 200g, 각종 견과류와 건과일(아몬드 20개, 캐슈넛 20개, 피스타치오 20개, 건크랜베리 20개)

-준비물

믹싱볼, 실리콘 주걱, 온도계, 짜주머니, 유산지

망디앙 재료.

-최혜정 대표가 소개한 레시피

1)템퍼링한 초콜릿을 짜주머니에 넣고 꼭지를 가위로 약간만 잘라 구멍을 낸다.

2)유산지 위에 3cm 정도의 원모양으로 짠 후 여러 가지 견과류와 건과일을 올린다

3)굳으면 종이에서 떼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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