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필통]여가현(진주 중앙고1)

우리는 공부하는 학생이다. 수업을 받기위해 당연히 교과서를 구입한다. 중학교까지만 하더라도 교과서는 무상으로 학생들에게 제공됐다. 언뜻 TV 뉴스에서 고등학교 교과서도 국가에서 그냥 준다는 얘길 들었던 것 같은데 선거 때 얘기고 이젠 없던 일로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등학생들은 돈을 주고 교과서를 산다.

그런데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바로 보충교재 이야기다. 교과서가 있는데도 또 보충수업 교재를 사야 한다. 대부분 학생이 구입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보충교재 평균가격은 1만 원 정도다. 과목별로 구입하면 보통 7~8권이 된다. 평균 10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금액이다.

보충교재를 사용하는 이유는 물론 학생들을 위해서다. 학생들의 수업 이해를 돕고 다양한 지문이나 문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교과서만으로는 수능 준비가 힘들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보충 교재들. /여가현

학생들은 보충교재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까?

경해여자고등학교 정 모 학생은 "보충교재를 샀는데 제대로 풀어 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시험은 보충교재에서 나온다"며 가끔 "교과서는 왜 샀지"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대부고 신 모 학생도 "선생님께서 너무 쉬운 수학 문제집을 선택하셔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는 경우가 많다"며 수준별 수업이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앙고등학교 유 모 학생 역시 "우리 학교는 수학 문제집이 2권인데 왜 개념용 수학 문제집을 2권이나 푸는지 모르겠다"며 "한 권도 제대로 풀어주지도 않으면서 7~8권이나 보충교재를 사라고만 하니 어이가 없다, 사야 하는 보충교재가 한 권 늘 때마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학교나 선생님들은 입시준비와 학습진도 등을 고려해 보충교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많은 학생은 보충교재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의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보충교재를 최대한 줄이고 돈을 주고 구입한 만큼 잘 활용할 방법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공부할 책을 구입하는 것이 부담되는 현실이 조금은 갑갑하다. 교과서가 아닌 교재들을 매년 교과서보다 더 많이 구입해야 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을 우리 학교가, 우리 교육정책을 하시는 분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부모님께 책 사달라고 하기가 죄송해요.' 아마도 모든 대한민국 고등학생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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