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공조 시스템 구축해 시너지 낼 방법 고민할 것"

지난 1일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부임한 정성립 사장이 "몸은 떠나지만 어떻게든 우리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보답드릴 것"이라고 밝혀 향후 양사가 어떤 상생 협력모델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정 사장은 STX를 떠나기 전인 지난달 30일 STX조선해양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비록 회사를 떠나지만 다행히 회사의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STX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같은 대주주하에 있고, 우리 회사의 사정을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양사가 협조,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 시너지를 낼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대우조선해양의 시스템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활용한다면 우리 회사의 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이번 인사를 주도한 대주주의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의 이런 인사는 지난달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정 사장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추천했을 때 밝힌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정 사장은 "대우조선 사장으로 가더라도 STX조선의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정 사장의 이런 구상은 STX조선해양 사장으로 부임한 이병모 사장과 정 사장이 대우조선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해오면서 돈독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실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부임하자마자 4일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해양기술박람회(OTC) 참석차 미국으로 출장 간 정 사장은 귀국하는 8일 이후 회사 업무보고를 듣는 등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는 2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이후 내달 1일 정식 취임하면 양사 상생경영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와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생협력이 당장 양사 간 인수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양사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 두 회사를 합쳐야 할 만한 유인이 약하다는 예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정 사장도 지난달 29일 대우조선 노조 현시한 위원장과 만나 인수합병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사장은 노조가 제기한 7가지 우려 사항에 대해 "노조의 우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우려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에 서명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장기적인 반대 투쟁이 오히려 구성원들의 안정된 일터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와 함께 사장 공백 사태가 더이상 지속된다면 경영상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정 내정자의 사장선임과 관련해 노조와의 약속이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정 내정자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제기한 7가지 사항은 STX조선과의 인수합병 우려, 인적구조조정 금지, 향후 정치권 낙하산 인사 선임에 대한 우려, 매각에 대한 문제, 또다른 외부인사 영입 우려, 조직쇄신 등이다.

노사는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외부 간섭없이 경영권이 독립적으로 공정한 기준에 따라 행사돼 기업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인적 쇄신을 통해 경영환경을 개선하기로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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