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 합천군 자전거도로 개설

합천에서는 낙동강 젖줄 황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힐링을 즐기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자전거 중심 녹색교통체계 필요성이 대두하고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증대돼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안전하고 편리한 국가 자전거도로망 구축이 필요해졌다.

◇황강 자전거도로 어떻게 조성되나 =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4대 강 살리기 사업 목적으로 지난 2010년 4월 '낙동강사업 자전거도로 설계와 시행방안'을 마련해 국토종주 자전거 길 조성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합천군 구간 내 합천창녕보를 시점으로 상포교(청덕면)까지 국도 24호선을 따라 전용도로(6.81㎞)를 개설해 이용하고 있다. 또한 황강 하천환경정비사업으로 국비 620억 원을 들여 2013년부터 2016년 준공을 목표로 낙동강 황강 합류부를 따라 황강 전역(용주면 고품)에 걸쳐 생태하천 조성을 비롯해 자전거도로(34.06㎞)를 개설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합천군도 자전거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전거도로 단절된 구간(고품~영상테마파크 간 2.2㎞)을 산악자전거도로로 2014년 개설해 자전거 길 연결성을 높였으며, 관내 자전거도로망 확충과 정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합천 자전거 동호회(황강 MTB) 회원 30여 명이 황강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달리고 있다. /황강 MTB 김동우 회장

◇자전거타기 문화 정착과 지역경제 활성화 = 군은 기반시설 구축과 함께 안전한 자전거타기 문화 정착을 위해 자전거 이용이 많아지는 4월부터 10월까지 지역 초·중학생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자전거 안전교실을 운영한다. 이어 2016년부터 전 군민의 자전거보험 가입을 통해 군민 재산과 생명 보호에도 이바지할 계획이다.

군은 2016년 이후 황강 자전거길 조성이 완료되면 황강 경관을 따라 레저활동을 즐기고 역사·문화 등 현장학습을 하며 지역을 체험하는 등 자전거 길의 다양한 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점과 개선 방향 = 하지만 사업 완료 후 부산국토관리청으로부터 시설물(자전거도로)이 이관되면 이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도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시설물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 확보 문제다. 열악한 군 재정으로 시설물 유지보수에 필요한 예산을 충당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유지관리에 필요한 예산에 대해 국비 지원 등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현재 제방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길 일부가 과거 제방도로로 사용된 까닭에 자전거 길 조성이 완료된 이후 차량 진출입 제한 표지판이 설치돼 있음에도 농기계 등이 종종 통행한다는 점이다. 또한 황강 전 구간에 별도의 자전거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보상비를 비롯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기존 차도를 자전거+차도 겸용 도로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차량 진출입 방지를 위한 시설물 설치, 주민 계도 및 자전거 안전사고에 대한 주민의식 함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자전거 길 이용객이 점차 증가하면 현재 다소 부족한 편의시설(화장실 등)도 확충해야 하며, 앞으로 자전거 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가려면 관리권을 넘겨받기 전에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해보인다.

자전거도로 유지관리권이 군으로 오면 문제점 해결을 위한 시설 보강에 필요한 중앙 재원을 투입하기가 어렵고 결국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방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합천군 구간에 대한 특색 있는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중앙부처에 사업비를 요구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 군 자체적으로 설치한 자전거도로도 낙동강 자전거도로와 연계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등 종합적인 자전거도로 활성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합천군은 자전거를 통해 또 다른 황강의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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