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일본·아베 총리 사죄 촉구

"광복 70주년인 2015년, 위안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해방되지 못했다. 일본 정부, 아베 총리는 사죄하고 배상하라."

진주 형평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장승환)가 형평운동 92주년을 맞아 28일 오후 7시 진주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기념식 및 강연회를 연 가운데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상임대표가 이렇게 주장했다.

윤 대표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꾸는 나비의 꿈, 2015 마침내 해방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남해 출신인 윤 대표는 92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간사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정신대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으며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20년 이상 수요 집회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28일 진주교육지원청에서 일본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윤 대표는 "올해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응축된 해이다. 광복 70주년이지만 할머니들은 '나라는 해방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해방되지 못했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일수교 5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일본과 올바른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위안부로 끌려간 할머니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특히 진주 출신 고 강덕경 할머니 사례를 들고 진주지역 활동을 촉구했다.

중안초등학교 고등과 출신인 강 할머니(2005년 작고)는 고등과에 입학했던 15살 때 '일본 공장에 취직하면 돈도 벌고 학비도 공짜'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반장과 함께 지원했다. 일본 비행기 부속품 공장에 배속됐지만 일이 너무 힘들어 두 번이나 도망가다 헌병에게 잡혀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위안부로 끌려갔다. 강 할머니는 폐암 말기라는 선고를 받고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는 노력을 했다고 윤 대표는 밝혔다.

윤 대표는 "강 할머니가 '너희들 정신 차려야 한다. 일본은 그냥 물러갈 친구들이 아니야, 또 올 수밖에 없어'라고 경고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라며 "할머니가 다녔던 중안초등학교에 강덕경 할머니 기념관이라도 세웠으면 좋겠다. 할머니는 그림을 잘 그렸다. 제법 많은 작품이 남아 있다. 외국에서 많이 전시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하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윤 대표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과 집단 성폭행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정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 아픔을 얘기하면서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우리도 베트남에 아픔을 주었다"면서 "우리는 일본과 달라야 한다. 일본은 과거를 부정하고 왜곡해서 또다시 피해를 주고 있지만 한국군이 참전해서 저지른 범죄인 만큼 우리가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베트남 정부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인적 물적 피해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 누구를 미워하고 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다. 베트남과 경제적인 화해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화해를 위해서라도 그런 준비를 사회 각계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일본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이들은 △아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한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 △한국 정부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미일 방위협력 개정에 반대하고, 실리외교에 집중하라 △우리는 여성폭력,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모든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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