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후] 마산용마고 출신 투수 김민우

마산용마고는 지난 27일 황금사자기야구 4강전에서 장충고에 무릎을 꿇으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하지만 3년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올해 졸업한 김민우(투수) 공백 우려를 말끔히 씻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프로에 입단한 김민우는 현재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지난해 마산용마고 3학년이던 김민우는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고교야구에서 3년여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김민우는 이를 계기로 2015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차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은 2억 원(연봉 2700만 원)이었다. 시즌이 시작됐고, 현재 팀당 23~24게임을 소화했다. 김민우 기록은 어떨까?

우선 1군에 이름 올려 얼굴을 비치고 있다. 27일 기준으로 7게임에 등판해 승패 없이 방어율 8.49(11과 3분의 2이닝 동안 11자책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1일 LG전에서는 3분의 2이닝 동안 4자책점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선발 등판한 적은 없으며, 중간계투로 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김성근 감독은 김민우를 '한화의 미래'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연합뉴스

과거에는 고졸 신인이 선발 자리를 꿰차는 것이 흔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수준이 올라가고 대형 투수가 줄어들면서 입단 첫해 고정 선발로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게 됐다. 2007년 입단한 김광현·양현종 이후로 그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LG 임지섭이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며 주목을 받은 정도다.

이 때문에 김민우가 시즌 초 2군 아닌 1군에서 꾸준히 등판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길 일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2일 한화-롯데전에서 있었던 빈볼 시비에서 김민우도 자유롭지 못했다. 당시 롯데 타자 황재균은 두 번이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황재균이 한화 투수 이동걸 공에 맞으면서 직접적으로 폭발했지만, 앞서 김민우로부터도 빈볼성 데드볼을 당한 터였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자신의 지시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야구팬들의 곁눈질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빈볼성 공을 던진 투수가 고졸 신인 김민우, 어렵게 1군에 올라온 이동걸이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했다.

이렇듯 김민우는 만만찮은 프로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지만, 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한화의 미래'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을 정도다. 새로 부임한 김 감독은 지난겨울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미 신뢰감을 나타낸 바 있다. 특히 칭찬하는 부분은 두둑한 배짱과 제구력이다. 김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배짱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공을 낮게 던질 줄 안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큰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하기에 오히려 시간을 두고 큰 투수로 키우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올해는 주로 불펜용으로 마운드에 올리고, 내년부터 선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민우가 마산용마고 시절 보여줬던 것처럼, 내년에는 프로에서도 독수리처럼 활활 날아오를 것이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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